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원조, [트리피드의 날]! 인류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식인 식물 트리피드의 기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예상치 못한 태양 폭풍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명하게 된다. 시력을 잃은 인류와 인간을 사냥하는 트리피드의 생존 전쟁! 결말까지 몰아보며 영화의 숨겨진 의미를 탐구해 보자.
영화 줄거리
인류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식인 식물 트리피드의 기름을 사용하며 지구 온난화를 막고 있었다. 하지만 트리피드는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위험한 독성을 지닌 식물이었다. 어느 날, 대규모 태양 폭풍이 발생하면서 이 광경을 목격한 인류 대부분이 실명하게 되고, 인간의 통제가 사라진 틈을 타 트리피드가 농장을 탈출해 도시를 점령한다. 주인공 빌은 병원에서 눈을 치료받던 중 실명의 영향을 받지 않아 살아남는다. 그는 방송국 기자 조와 함께 생존을 위해 움직이며, 시력을 잃은 사람들을 도우려 하지만 도시에는 이미 혼란이 퍼져 있다. 한편, 비행기에서 홀로 살아남은 토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존하려 한다. 정부의 기능이 붕괴된 상황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질서를 만들고자 하지만, 인간들 간의 갈등이 점점 심화된다. 빌과 조는 트리피드의 연구를 수행하던 조의 아버지를 찾아가며 트리피드의 약점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이미 트리피드가 도시를 장악한 상황에서 연구 자료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토스는 빌과 조를 배신하고, 그들을 함정에 빠뜨린다. 빌과 조는 가까스로 탈출하며 트리피드가 특정 주파수의 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결국 빌과 조는 트리피드를 무력화할 수 있는 소리 신호를 활용해 도시를 빠져나가려 하지만, 토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방해한다. 그러나 트리피드의 반격으로 인해 토스는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빌과 조를 비롯한 생존자들은 안전한 섬으로 이동하며 희망을 찾으려 한다. 영화는 트리피드의 위협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영화 촬영 배경지
[트리피드의 날]의 주요 배경은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영화는 도시 한복판에서 인간과 트리피드의 생존 싸움을 그리며, 무너져가는 사회 질서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런던의 랜드마크인 빅벤과 템스 강이 배경으로 등장하며, 과거 화려했던 도시가 혼란과 공포로 뒤덮이는 모습을 강렬하게 연출한다. 트리피드 농장이 위치한 지역은 영국 외곽의 광활한 농경지로 설정되어 있으며, 초반부에서 트리피드가 인간의 통제 아래 있을 때와 탈출한 후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연구소 내부 장면에서는 트리피드가 실험되고 길들여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소는 현대적인 시설과 실험실이 갖춰진 공간으로 등장하지만, 결국 트리피드가 인간을 압도하면서 폐허가 되고 만다. 영화 후반부에는 인간들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이동하는 화이트 섬이 등장한다. 이 섬은 트리피드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안전한 공간으로 묘사되며, 생존자들이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트리피드가 끝내 이 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암시가 남아 있어 긴장감을 유지한다.
영화 총평
[트리피드의 날]은 1951년 출간된 존 윈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1962년 영화로 제작되었다. 당시에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으나, 이후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선구적인 작품으로 재평가받았다. 인류 문명이 붕괴한 이후의 생존을 다루는 작품들, 예컨대 [28일 후]나 [워킹 데드] 같은 현대적인 좀비물과도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이 영화는 단순한 생존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과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트리피드는 인간이 개발한 에너지원이었지만,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면서 재앙이 되었다. 이는 인간이 자연을 과도하게 이용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실명한 인류가 사회 질서를 잃고 무너지는 모습은 인간 문명의 허약함을 강조한다. 다만, 1962년작인 만큼 특수 효과와 연출에서 한계를 보인다. 트리피드의 움직임은 당시 기술적 한계로 인해 다소 어색하며, 현대적 감각으로 보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스토리의 탄탄한 전개와 사회적 메시지는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특히 트리피드가 특정 소리에 반응하는 설정은 이후 많은 SF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결론적으로, [트리피드의 날]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초석을 다진 작품으로서, 단순한 생존 서사를 넘어 환경 문제와 인간 문명의 위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F와 생존 스릴러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