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하다면 지금 이영화 바그다드 카패
여기 도움도 거절한 채 황량한 사막 도로변을 걷는 여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낡은 간판 주변으로 멍하니 앉아 눈물을 흘리는 한 여성.
그녀 앞으로 캐리어를 끌고 조금 전 그 여성이 다가오는데 이 둘은 서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마주합니다.
다르면서도 묘하게 비슷해 보이는 두 여인, 이 둘에겐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요? 남편과 미국 남부를 여행 중이던 독일 여성 야스민은 고의인 건지 계속 사고를 내는 남편을보고 한대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캐리어를 가지고 차에서 내려버립니다. 남편도 그녀의 물건을 팽개쳐버리고 혼자 차를 타고 떠나버립니다. 결국 혼자 정처 없이 걷는 그녀. 평소 덤벙대는 성격의 남편을 나무라는 카패 주인 브렌다. 무능력한 남편을 보며 분노만 키워가는 그녀가 결국엔 남편을 떠나 보냅니다. 덤덤한 듯 하지만 속상함에 소파위헤서 숨을 고르던 브렌다는 마침 다가오는 야스민과 마주합니다.머무를 숙소를 찾는 야스민에게 사무실을 가르쳐주던 브렌다가 모텔의 주인이기도 했는데요. 좀처럼 외지인이 머무르지 않는 이곳을 선택한 그녀가 의아한 브렌다. 야스민이 이 낡은 건물에 숙박할지는 미정입니다. 인디언계 종업원이 있는 이곳, 맥주도 커피도 팔지 않는 바그다드 카패에는 온종일 피아노 치는 브랜다의 아들과 싱글대디인 살로모와 밖에서 놀기 좋아하는 그녀의 철없는 사춘기 딸 필리스 그리고 이 카패에는 루디 콕스라는 그림 그리는 친절한 노신사와 실력있는 타투이스트 데비 그리고 매일 부메랑을 날리는 이름 모를 배낭 여행자까지 있습니다. 브랜다는 처음 만난 야스민을 의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방 청소를 하기 위해 들어간 그녀의 방은 남성용 면도기에서부터 남성의 옷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요. 그녀는 보안관을 불러 조사하기까지 하는데, 하지만 여권과 비행기표도 있는 그녀를 브랜다는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보안관의 눈에는 외지에서 온 평범한 관광객이었을 뿐입니다. 육중한 몸에 비해 부지런했던 야스미는 브랜다가 없는 사이 사무실과 건물 곳곳을 깨끗이 닦아냅니다. 브랜다는 그녀의 청소가 진행되는 사이 용무를 마치고 사물실로 복귀하는데 적응이 안 될 정도로 깨끗해진 사무실을 보고는 의외로 화를 내며 범인을 찾습니다. 기뻐할 브랜다를 생각했지만 생각외의 반응에 당황스러워진 야스민이 보이고, 브랜다에게 친절이란 매우 불친절한 행위였던 것입니다. 그녀와는 다르게 바그다드 카패 식구들과 까가워지고 싶었던 야스민. 피아노를 치던 살로모 옆에서 감상에 집중하는데요. 카패를 배회하던 루디 콕스는 야스민의 따뜻한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은 듯 그녀앞에 자리 잡습니다. 이내 브랜다의 핀잔으로 연주는 멈추지만 자신의 연주를 이해하는 건 야스민 뿐임을 고백하죠. 그리고 방 청소를 위해 야스민의 방에 들어간 호기심 많던 사춘기 소녀 필리는 야스민의 옷을 입어보는데요. 이 모습을 발견한 야스민은 그녀를 꾸짖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게 필리스와 대화하고 민속 춤과 신기한 옷을 가지고 함께 놓아줍니다. 이렇게 조금씩 바그다드 카패에 가족이 되어가는 야스민, 그리고 야스민을 그리고 싶어하던 루디 콕스, 그의 바램대로 그의 작업실에서 모델이 되어 함께 하는데요. 누구에게도 친절하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야스민에게 브랜다의 아들과 딸은 친구로서 가까이하는데, 이 상황이 못마땅한 브랜다는 야스민에게 모진 말을 했던 자신을 생각하며 이내 미안한 감정이 들어 그녀에게 사과를 건네고 다음날부터 조금씩 가까워지는 둘, 그리고 카패 일을 돕던 야스미는 마술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사실 방에서 틈틈이 마술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 생기 없던 공간을 웃음으로 채우기 시작하는 야스민. 이 사막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녀의 특별함은 카패에 손님들을 매표시키고 힘든 일상에 지쳐 얼어붙어 있던 브랜다의 마음까지 녹여줍니다. 그리고 루디콕스의 작품도 점점 발전하는데요. 평소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표정에 다소 도발적인 야스민이 그려진 작품까지 완성하죠. 활기넘치는 이 카패에 전에 보았던 보안관이 방문합니다. 그는 야스민이 이곳에서 일하는 걸 제지하며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요청하죠. 어쩔 수 없는 이 상황을 받아들인 야스미는 독일로 떠나고, 그 활기 넘치던 카패는 점차 이전과 같은 생기없는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모두가 그녀를 그리워하며 정처없이 시간을 보내던 중 브랜다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것은 틀림없은 야스민이었습니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그녀 야스민을 진심으로 반기는 브랜다와 바그다드 카패 가족들, 그리고 다시 시작된 마술쇼. 전보다 커진 스케일에 환호성으로 뒤덮인 이 공간에서 이들은 유쾌한 무대를 선보입니다. 무대가 끝나고 돌아온 남편을 웃음으로 맞는 브랜다. 그리고 야스민의 방을 찾아온 루디 콕스는 진심어린 표현과 함께 그녀에게 청혼하면서 이 영화는 끝이 납니다.
한편의 동화같은 영화
카슨 맥컬러스의 소설, 슬픈 카패의 노래를 모티브로 한 동화 같은 형화 바그다드 카패는 1987년에 개봉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귀에 익은 삽입곡인 컬링 유로도 유명한데요. 다르지만 또 비슷한 두 여성을 기점으로 사막에서 꽃이 피 듯 모든 갈등을 봉합하는 마법같은 해피엔딩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영화입니다.
기분좋은 힐링
지금 어딘가에서 기분 좋은 힐링을 찾고 있다면 바그다드 카패 식구들이 선보이는 따뜻한 이 영화, 기분 전환이 필요한 날에 보시길 권해드리며 지금까지 바그다드 카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