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5. 4. 14. 06:26

선과 악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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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될 수 없다면 마녀가 되겠다!” 상상을 초월한 세계관과 화려한 비주얼, 그리고 선과 악의 개념을 완전히 뒤흔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선과 악의 학교》는 동화와 현실의 경계에서 빚어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선사합니다.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전 세계 1위를 기록할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해리포터나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명작으로 떠올랐습니다. 단순한 선악 대결을 넘어서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 정체성과 우정, 그리고 사랑을 날카롭게 조명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선과 악의 학교》의 모든 것을 지금부터 짚어봅니다.

선과 악의 학교 포스터

1. 공주를 꿈꾸는 소녀, 마녀로 떨어지다

영화는 동화 속 이야기 같은 잔잔한 시작과 함께, 한 시골 마을에서 공주를 꿈꾸며 살아가는 소녀 '소피'의 이야기로 문을 엽니다. 금발 머리에 공주 복장을 한 채로 거울 앞에서 자신을 다듬는 그녀의 모습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괴짜 취급하며 비웃습니다. 그녀 곁에는 유일한 친구 ‘아가사’가 있었는데, 공동묘지 근처에 살며 외모도 음침해 마을 사람들로부터 ‘마녀’라 불리는 존재였습니다. 서로 너무도 다른 이미지지만, 두 소녀는 오래전부터 깊은 우정을 나누며 서로를 의지해왔습니다.

소피는 공주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선과 악의 학교’로 가게 해달라는 편지를 쓰고, 아가사는 그런 소피를 말리기 위해 동행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정체불명의 괴물새가 하늘에서 나타나 둘을 덮칩니다. 운명처럼 학교로 끌려간 소피와 아가사. 그러나 예상과 달리 소피는 ‘악의 학교’로, 아가사는 ‘선의 학교’로 각각 떨어지는 아이러니가 벌어집니다. 금발 머리에 고운 드레스를 입은 소피는 명백히 ‘공주’ 재질이라 여겨졌고, 거친 외모의 아가사는 당연히 ‘마녀’라 오해받을 만한 존재였지만 결과는 반대였던 것이죠.

이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외형이 곧 본질은 아니라는 것. ‘선’과 ‘악’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며, 어떤 이도 단지 겉모습만으로 판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두 학교의 학장은 이미 소녀들의 정체를 알고 있는 듯하며, 이는 이들이 단순한 전학생이 아니라 더 깊은 목적과 사명을 가진 인물임을 암시합니다. ‘선의 학교’에서 아가사는 강제로 드레스를 입고 공주의 수업을 받게 되며, ‘악의 학교’에서 소피는 끊임없는 텃세와 마법의 고난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설정은 이후 펼쳐질 거대한 운명의 서사를 위한 시작점이었습니다.

2. 우정과 욕망, 그리고 변해가는 정체성

시간이 흐르면서 소피는 점점 변해갑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선의 학교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자신이 가진 힘과 마법, 그리고 악의 학교에서의 영향력에 매료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악의 학교에서 만난 수수께끼의 존재 ‘라팔’이 그녀에게 속삭이듯 말하는 마법과 힘, 그리고 진정한 자아에 대한 유혹은 소피의 내면 깊숙한 욕망을 건드려버립니다. 그녀는 ‘공주가 될 수 없다면 마녀가 되겠다’는 선언처럼, 스스로 어둠에 몸을 맡기며 점점 잔혹한 인물로 변모해갑니다.

한편, 아가사는 여전히 소피를 걱정하며 그녀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길 바라지만, 그럴수록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멀어져만 갑니다. 영화는 이 지점을 통해 ‘진짜 우정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어디까지 이해하고 감싸야 하는가’라는 복합적인 주제를 던집니다. 더욱이 영화 속 주요한 장치인 ‘진정한 사랑의 키스’는 그 자체로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며, 고전 동화의 클리셰를 완전히 비틀어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소피는 학교 최고의 인싸로 떠오르고, 그녀의 외모와 능력은 모두를 매혹시키지만, 그 이면에는 점점 어둠에 물들어가는 자아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행동이 결국 ‘악’으로 귀결되는 순간, 영화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닌 인간의 심연을 묘사하는 심리극에 가까워집니다. 결국 소피는 테드로스와의 동화 경연 대회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예상과는 다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실패한 사랑, 왜곡된 우정, 그리고 파괴된 자아. 이 삼중의 결핍이 소피를 더욱 깊은 어둠으로 끌고 갑니다.

3. 선과 악, 그 모호한 경계의 종말

《선과 악의 학교》의 마지막은 그야말로 폭풍처럼 몰아칩니다. 마법과 전투, 복수와 배신이 한데 뒤섞인 클라이맥스 속에서, 관객은 ‘선’과 ‘악’의 이분법이 얼마나 허약한 기준인지를 목도하게 됩니다. 소피는 더 이상 금발의 귀여운 소녀가 아닌, 마녀로 변한 흉측한 존재가 되었고, 아가사는 누구보다 정의롭고 용감한 공주로 변모합니다. 그러나 진짜 전환점은 바로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과 ‘결심’의 문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입니다.

소피는 스스로 마녀가 되길 선택했고, 그 힘에 집착했으며, 결국 친구를 배신하고 스승을 봉인하며 학계를 뒤엎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행동은 본질적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녀가 진짜로 원한 건 힘도 아니고 복수도 아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단 하나의 존재였던 것입니다. 라팔이 그녀에게 악의 마법을 넘겨주며 속삭였던 유혹은 결국 거대한 시험이었고, 그 시험에서 소피는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결말에서 선과 악의 학교는 기존의 체계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운 질서로 나아갑니다. ‘선은 선해야 한다’, ‘악은 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깨지고, 인물들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새롭게 자신을 정의합니다. 소피는 결국 진심어린 후회를 통해 마녀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아가사는 소피와 함께 진짜 친구로서 서로를 다시 받아들이게 됩니다. 영화는 이 마지막 장면을 통해 시청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선과 악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하는 것, 그것이 나의 본질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중고생 취향의 판타지가 아닙니다. 진정한 자아, 정체성,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철학적인 울림이 가득한 넷플릭스 대표 판타지 영화입니다. 판타지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반드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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