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극복하는게 아니다.
만두를 빚고 먹으려는데 뭐지? 만두에 손 발이 생겨 났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오래전 이민으로 아시아계 캐나다인 엄마. 그날 밤 저녁 아들이 떠난 텅 빈 방에서 울고 있는데요.보고 싶다. 내 새끼. 다음 날 찢고 굴리고 떼고 뭉개고 탁탁 밀가루 반죽을 열심히 굴리는 엄마.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길 바라며 정성스럽게 만두를 빚고 아침으로 차려냅니다. 출근하느라 바쁜 남편은 허겁지겁 나가버리고 텅 빈 집안에 홀로 남아 쓸쓸한 엄마. 그런데 뭐지? 이 괴 생명체는 조심스레 다가가 보는데 만두에 손 발이 생겨 났다.앙증맞은 아기가 된 어린 만두.
귀여워! 그 동안 외로웠던 엄마는 아기 만두에게 모성애들 느끼며 지극 정성으로 만두를 돌보기 시작하는데요. 함께라서 행복하고 외롭지 않은 하루 하루가 지나갑니다. 엄마의 사랑을 먹고 무럭 무럭 자라나는 만두. 그러던 어느 날, 점점 성장한 만두는 엄마의 품 보다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는데요. 엄마의 눈에는 그저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만두가 걱정이기만 한데, 엄마의 지나친 간섭에 화가 난 만두, 보란 듯이 음료수를 마시고 밥 대신 과자만 먹고 하루 종일 전화만 붙들고 있는데요. 문을 쾅 닫아버리는 만두, 엄마는 만두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만두가 좋아하는 요리를 정성 껏 차려냅니다. 하지만 본 채 만 채 만두는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러 나가고 서운한 마음을 풀 곳이 없는 엄마는 음식을 먹어치우며 허기진 마음을 달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만두가 여자친구를 데려왔는데요. 금방에 파란 눈동자인 백인 여자친구를 보고 깜짝 놀란 엄마.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짐을 챙겨 나오더니 집을 떠나 여자친구와 함께 살겠다는 만두. 갑작스러운 만두의 폭탄 선언데 당황한 엄마는 같이 따라 나서서 말려 보지만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나려는 만두의 결심은 단단하기만 해요. 순식간에 일어난 말도 안 돼는 상황에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그만 만두를 먹어버린 엄마.만두가 보고 싶은 엄마는 절망감에 흐느껴 우는데요. 그런 엄마를 안쓰럽게 쳐다보는 아빠. 그런데 이때 만두가 나타났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멋쩍은 미소로 나타난 친아들이었습니다. 사실 만두는 집 나간 아들의 메타포였는데요. 아들이 떠나고 외로웠던 엄마는 아들을 만두에 투영시켯던 거였죠. 엄마와 화해하고 싶어 항상 엄마가 사주시던 빵을 사 온 아들, 지난날 엄마가 해준 모든 것들을 거부한 아들의 죄송함, 그리고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신만의 방식대로만 사랑을 주었던 엄마의 미안함. 두 사람은 빵을 먹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그렇게 엄마와 아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며 화목한 가정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나게 됩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오늘 소개시켜 드린 영화는 디즈니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바오였는데요. 빈둥지 증후군을 다룬 영화로 2019년 오스카 최우수 매니메이션 단편 영화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빈둥지 증후군
빈둥지 증후군이란 아기새처럼 품어서 키우던 자녀가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나 독립했을때 부모가 느끼는 슬픔, 외로움, 내 역할이 없어진 듯한 느낌의 감정이 파도같이 밀려드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이 모든 감정을 단 3분만에 표현해 낸 대단한 작품입니다. 자녀가 오롯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상실감이나 우울감이 아닌 내 삶 역시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의 삶을 존중해 주며 살아갈 때 비로소 서로 진정한 독립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빈둥지 증후군을 극복하고 서로 더 단단해진 바오의 가족 이야기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