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5. 3. 15. 16:47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걸작 히든(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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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걸작 히든(2005). 어느 날 유명 토크쇼 진행자 조르주의 집 앞에 의문의 비디오테이프가 놓이면서 그의 일상은 서서히 무너진다.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역사적 비극과 인간의 내면을 파헤치는 작품. 프랑스가 감추려 했던 1961년 파리 학살 사건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닌 죄책감과 도덕적 책임을 묻는다.

히든

영화줄거리

프랑스 파리,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조르주와 그의 아내 안느는 어느 날 집 앞에 놓인 의문의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한다. 테이프에는 그들의 집을 감시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고, 이후 테이프는 점점 더 개인적인 내용으로 변해간다. 처음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린 시절 조르주가 살던 집이 촬영된 테이프가 도착하면서 불안은 공포로 바뀐다. 조르주는 과거를 떠올리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짚는다. 그는 부모님이 일하던 알제리 출신의 하인 마지드와 함께 자랐다. 하지만 조르주는 마지드를 질투했고, 그를 집에서 쫓아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결국 마지드는 고아원으로 보내졌고, 이후 그는 마지드와 완전히 연락이 끊겼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마지드를 찾아가게 된다. 조르주는 마지드를 강하게 추궁하지만, 마지드는 자신이 테이프를 보낸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조르주는 그의 말을 믿지 않고 계속해서 의심한다. 이후 조르주는 자신뿐만 아니라 직장에도 테이프가 배달된 사실을 알게 되고, 점점 더 불안정한 상태에 빠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드는 조르주 앞에서 자신의 목을 그어 자살하고, 이 충격적인 사건은 조르주의 죄책감을 더욱 심화시킨다. 한편, 조르주의 아들 피에로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가족 내 긴장은 더욱 고조된다. 피에로가 돌아온 후, 그는 어머니 안느의 외도를 의심하며 가족의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 조르주는 점점 감정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자신이 어린 시절 저지른 행동이 결국 이렇게 되돌아온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마지드의 아들은 조르주의 아들 피에로를 찾아가 조용히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밝히지 않는다. 조르주는 외부와 단절된 채 깊은 잠에 빠지고, 영화는 그의 불안과 죄책감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이로써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조르주의 심리적 붕괴와 역사적 비극의 연관성을 강조한다.

영화배경

히든은 단순한 심리 스릴러가 아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 정부가 은폐했던 1961년 10월 17일의 ‘파리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알제리의 독립운동을 지지하던 수많은 이민자들이 평화 시위를 벌였지만, 프랑스 경찰은 잔혹하게 그들을 탄압하고 수백 명을 학살했다. 이 사건은 수십 년간 프랑스 역사에서 지워졌고, 정부는 공식적으로 단 40명의 사망자만 인정했을 뿐이다. 영화 속에서 조르주는 자신이 어린 시절 마지드를 쫓아냈던 사실을 잊고 살아왔지만, 테이프를 통해 과거의 업보가 다시 드러난다. 이는 프랑스가 파리 학살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또한 영화의 연출 방식도 의미심장하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영화 내내 감시 카메라 시점을 활용하며, 마치 누군가가 조르주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감시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다. 이는 프랑스가 아무리 역사를 지우려 해도 결국 진실은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관객반응

히든은 개봉 후 많은 논란과 해석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라면 범인의 정체가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이 영화에서는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 ‘왜 조르주가 두려워하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관객들은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이 오히려 가장 큰 죄책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마지드가 자살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일부 관객들은 이를 조르주의 죄책감이 극에 달하는 순간이라고 해석했고, 또 다른 이들은 마지드가 프랑스가 저지른 역사적 학살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마지막 장면에서 마지드의 아들과 조르주의 아들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그들이 대화한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다음 세대에서도 과거의 비극이 반복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영화는 열린 결말을 남긴다. 결국 히든은 단순한 심리 스릴러를 넘어, 역사의 책임과 도덕적 죄책감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은 “보고 나서도 계속 생각하게 되는 영화”라며 강한 여운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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