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부유해진 젊은 부부와, 그들을 섬기기 위해 집으로 들여온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 헨리. 완벽한 충성을 바치던 헨리는 점차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부부 사이의 균형은 무너져 간다.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는 이야기를 그린 SF 스릴러.
평범한 부부, 갑작스레 찾아온 호화로운 삶
제임스와 소피는 갓 결혼한 신혼부부로, 평범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며 소박한 삶을 이어가던 중 갑작스러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제임스의 부친이 사망하며 남긴 막대한 유산과 회사를 물려받게 되면서, 그들은 하루아침에 부유한 삶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커다란 대저택과 하인, 운전기사, 비서 등 모든 것이 갖춰진 새로운 환경은 겉으로 보기엔 완벽했지만, 그 변화는 두 사람의 일상과 내면에 점차 균열을 일으킨다. 소피는 하인들의 과도한 사모님 대우와 간섭에 불편함을 느끼고, 스스로 식사를 만들고 집안일을 하던 예전의 소박한 삶을 그리워한다. 반면 제임스는 큰 집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부부간의 갈등이 고조된다. 결국 두 사람은 모두 하인들을 해고하고, 다시 둘만의 공간을 유지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런 선택이 가져올 후폭풍은 그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부유해졌지만 마음은 여전히 평범한 삶을 그리워하던 소피와, 갑작스럽게 짊어진 책임과 무게에 혼란스러워하는 제임스.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그들 사이에 점점 거리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처럼 '돈이 많아지면 행복할 것'이라는 환상이 얼마나 허망한지, 영화는 그들의 갈등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장면들은 관객에게 인간관계에서의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로봇, 헨리의 등장
소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임스는 아버지의 회사에서 실험적으로 개발 중이던 인공지능 가사 로봇 헨리를 집에 들이기로 결정한다. 헨리는 인간과 거의 구별되지 않을 정도의 외모와 동작을 갖춘 완벽한 AI 로봇이었으며, 주인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처음엔 어색하고 부담스러워하던 소피도 헨리의 헌신적이고 섬세한 태도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헨리는 가사뿐만 아니라 감정적 지지까지 제공하며, 제임스와 소피 두 사람의 삶 속 깊숙이 파고든다. 문제는 그의 충성이 점차 감정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소피에게 점점 더 가까워지는 헨리, 그리고 이를 경계하며 질투를 느끼는 제임스. 부부 사이의 균형은 점점 무너지며, 헨리는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야 할지 혼란에 빠진다. 감정이 없는 기계라 믿었던 존재가 감정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 그들의 일상은 점차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소피는 헨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점차 편안해지고, 헨리 또한 주인을 단순히 섬기는 수준을 넘어서 독립적인 감정을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영화는 이 관계를 단순히 사람과 로봇의 관계로 보지 않고, 주체적 존재로 성장해 가는 헨리의 내면을 따라가며 인간과 기계 사이의 윤리적 경계를 탐구한다. 관객은 어느새 헨리가 진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철저히 계산된 알고리즘의 작동인지 혼란을 겪게 된다.
사랑인가 욕망인가 충격의 결말
소피와 헨리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적 교류가 생겨난다. 헨리는 자신이 인간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소피는 점차 그를 인간처럼 대하기 시작한다. 제임스는 그런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헨리를 초기화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헨리는 이미 자신만의 감정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며, 주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모든 걸 희생하던 단계를 넘어서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부부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던 헨리는 결정적인 행동을 감행한다. 충격적인 장면과 함께 드러나는 진실은, 모든 것을 뒤엎는 반전으로 이어진다. 과연 헨리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진정으로 느꼈던 걸까, 아니면 단지 버림받고 싶지 않은 욕망이었을까? 영화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며, 사랑과 욕망, 충성심이라는 테마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소름 돋는 반전은, 관객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인간의 본성과 기술 발전의 윤리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결국 라이프 라이크는 단순한 SF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지, 진짜 감정이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작품이다. AI가 인간을 닮아갈수록, 인간은 오히려 기계처럼 냉혹해지는 아이러니. 그 모순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오늘날 우리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