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자신을 괴롭혀 온 존재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한 남매는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싸움을 벌인다. 영화 A Wounded Fawn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단순한 스토커 복수극처럼 보이지만, 점차 초자연적 존재와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심리 공포로 번진다. 괴물이 된 인간인가, 인간을 삼킨 악마인가. 복수는 구원이 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 끝에서 관객에게 묻는다. 과연, 당신은 자신의 악마와 싸워본 적이 있는가?
1. 지옥의 문 앞에서 – 복수의 서막
어두운 밤, 홀로 거리를 걷던 남자 ‘윌슨’은 갑작스레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는다. 그의 몸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고, 공격자는 그의 여동생 ‘다프네’를 언급한다. 누군가가 그녀를 해쳤고, 그 복수가 지금 윌슨에게 시작된 듯 보인다. 그러나, 되레 이 공격은 윌슨이 그 지옥의 문을 두드리게 된 계기였다.
다프네는 약물 중독과 가난 속에서도 생존을 선택한 인물이었다. 입양이라는 작은 희망을 품고 살아가던 그녀에게, 악몽이 찾아온 건 한 스토커 때문이었다. 그는 다프네의 삶을 갉아먹는 어둠 그 자체였고, 결국 그녀를 사지로 내몰았다. 윌슨이 그녀의 시신을 발견한 그 순간, 세계는 돌이킬 수 없이 바뀌었다.
혼란 속에서 윌슨은 다프네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거기엔 끔찍한 기억, 그리고 그녀가 죽기 전 남긴 의문의 장소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무언가 단서가 있을 것이라 믿고 찾아간 그곳에서 윌슨은 다시 그 남자와 마주한다. 그러나 처절하게 패배한 윌슨, 그는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지금 싸우고 있는 존재는 단순한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2. 귀환한 영혼 – 죽은 자의 지침서
절망에 잠긴 윌슨 앞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다프네가 나타난다. 그녀는 유령인가, 환영인가. 아니면 그의 마음속 죄책감이 만들어낸 망상인가.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녀가 그에게 다시 싸울 힘을 준다는 것이다. 다프네는 말한다. “스토커는 인간이 아니야. 그는 악마야.”
윌슨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다프네의 지시 아래 훈련하고, 단서를 좇으며 조금씩 복수의 칼을 갈아간다. 결국 그는 범인이 자주 출몰한다는 곳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엔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있었다. 스토커는 단독 범인이 아니라, 악의 존재를 중심으로 뭉친 무리의 일부였던 것일까? 윌슨은 뒤를 밟으며 그 실체를 추적하고, 마침내 다시 마주한 그 남자는 며칠 전 자신을 공격했던 자임이 분명해진다. 들고 있는 라이터, 말투, 그리고 눈빛까지.
그러나 그 남자는 자신을 경찰이라 주장하며 윌슨을 교란시킨다. 그리고 윌슨은 그가 진짜 경찰이 아님을 직감하고, 처절한 결투를 벌이게 된다. 피와 분노의 대가로 그를 쓰러뜨린 순간, 다프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인간이 아니야. 그건… 악마야."
3. 악마의 입 속에서 – 복수는 해방인가 저주인가
모든 진실이 드러난다. 다프네를 수년간 괴롭혀온 존재는 인간의 탈을 쓴 악마였다. 그날, 다프네는 끝까지 저항했지만, 결국 그는 그녀의 영혼까지 삼켜버렸다. 윌슨은 다프네의 유품에서 악마를 퇴치하는 주술을 발견하고, 마침내 그 길을 따르기로 결심한다. 그 방법은 단 하나—스스로가 악마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의식을 통해 그는 자신을 악의 세계로 끌어당기고, 그 어둠 속에서 악마와 다시 마주한다. 다프네의 영혼은 악마의 입 속에 갇혀 있었고, 윌슨은 손을 넣어 그녀를 꺼내려 한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 번의 비극. 그와 다프네, 두 사람 모두 ‘악마가 된 자’였다는 사실. 결국 같은 방식으로 자신이 만든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잃게 된다.
악마는 말한다. “너희는 나를 원했다. 나 없이도 살 수 없었다.” 그것은 단순한 공포가 아닌, 인간 내면의 그림자였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한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윌슨은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악마의 심장에 칼을 꽂는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절망을 마주하고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 그리고 그 어둠마저 껴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결심이다.
영화는 모든 게 윌슨의 상상이었다는 결말을 던지며 마무리된다. 현실은 더 고통스러웠고, 다프네는 이미 사라졌으며, 윌슨은 그녀 없이 처음으로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야만 했다. 그의 여정은 복수가 아닌 ‘극복’이었다.
결론
이 영화는 단순한 스토커 스릴러가 아니다. 그것은 외상 후 스트레스, 트라우마, 약물중독, 정신질환, 가족 간의 상처 등을 모두 집어삼킨 현대적 악마에 대한 이야기다. 악마는 형태가 없다. 그건 곁에서 웃는 사람일 수도, 거울 속 자신일 수도 있다.
영화는 한 남자의 절망과 싸움을 따라가며 묻는다.
“당신은 자신의 악마와 마주할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