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 소여는 스토커로 인해 삶이 뒤틀리고, 상담센터를 찾은 후 강제로 입원당하는 기묘한 악몽 속으로 빠져듭니다. 정상인을 정신병자로 만들고 보험금을 노리는 병원의 실체, 그리고 진짜 괴물의 정체는 누구인가? 아이폰으로 촬영된 숨 막히는 심리 공포 스릴러 《언세인》의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상담하러 갔다가 입원?! — 평범한 여자의 악몽 같은 하루
소여는 은행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늘 하던 대로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고, 퇴근 후에는 데이팅 앱을 통해 남자를 만나고, 누구보다 조용하고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을 감싸고 있는 불안의 실체는 다름 아닌, 스토커 데이비드였다. 그는 과거 그녀의 직장을 찾아오고, 집 주변을 맴돌며 집요하게 그녀를 괴롭혔다. 결국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한 소여는 **'하일랜드 크릭 상담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는다.
그녀는 상담 후 단지 형식적인 절차인 줄 알고 서류에 서명했지만, 바로 그때부터 악몽은 시작된다. 서류 하나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병원 측은 그녀를 강제 입원시키고, 소여는 당황한 채 검사실로 끌려간다. 가방을 빼앗기고, 전화도 사용할 수 없으며, 갑작스레 병실 침대에 눕혀지고 수면제를 투여받는다. 그곳은 더 이상 상담센터가 아니었다. 정신병동, 그것도 고의로 정상인을 가두는 수상한 병원이었다.
병원 내에서는 이미 정신질환자 취급을 받으며 목소리를 내도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다. 다른 환자들과의 불안한 대면, 수상한 간호사들, 그리고 약물 투여와 감금이 반복되는 일상. 무엇보다도 그녀가 절망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그녀를 스토킹하던 데이비드가 병원 직원으로 위장해 그녀 곁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신분을 도용해 이름을 바꾸고 간호사로 일하며 소여를 감시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를 고발해도 병원은 귀를 닫는다. 오히려 "망상증" 환자의 헛소리라며 소여를 더욱 강하게 제약한다. 이렇게 해서 ‘정상인’이 점점 ‘광인’으로 몰리는 아이러니한 지옥이 펼쳐진다.
진실을 좇는 자의 죽음 — 병원의 비밀과 무너지는 신뢰
그 병원은 단순한 정신과 병원이 아니었다. 그들은 보험금을 목적으로 정상인을 입원시키고, 약물과 억제로 장기간 머무르게 하여 병원 수익을 극대화하는 악덕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소여는 한 환자 ‘네이트’와 가까워지게 되는데, 그는 알고 보니 단순 환자가 아니라 기자로 위장 잠입한 내부 고발자였다. 네이트는 이 병원의 악행을 기록하고 있었고, 소여 역시 그에게 희망을 걸게 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아챈 데이비드는 네이트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병원은 이 사건마저 무마한다. 소여는 네이트의 소지품 속에서 병원의 불법 행위를 기록한 노트를 발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탈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 사이 소여의 어머니도 병원의 상황을 이상하게 여겨 딸을 꺼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법의 장벽은 높고 병원 측은 더욱 교묘하게 그녀를 막는다. 이 병원은 환자들의 가족조차 정보에서 차단하고, 법적 허점을 이용해 강제 입원을 정당화하며 운영되는 **'합법적 감옥'**이었다.
결국, 소여는 데이비드를 속이기 위해 감정을 이용한 연기를 감행한다.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역이용해 탈출할 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녀는 죽은 척하거나 유약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끊임없이 탈출의 가능성을 엿본다. 이 과정에서 병원의 실체와 데이비드의 광기는 더욱 짙게 드러나며, 관객은 이 병원이 단순한 의료기관이 아니라 사이코패스와 자본이 결탁한 범죄 조직임을 절감하게 된다.
스토킹, 광기, 그리고 끝나지 않은 공포
탈출을 감행하는 소여, 그녀는 기지를 발휘해 데이비드를 제압하고 그가 숨기고 있던 신분 도용의 흔적과 죽은 자의 정체까지 드러내게 된다. 데이비드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실제 사람을 살해하고 그의 신분을 이용해 병원에 침투했으며, 이 모든 과정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었다. 소여는 병원 내부에서 다른 환자 바이올렛에게 숨겨진 칼을 이용해 최후의 결전을 벌이고, 결국 데이비드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난 것만은 아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여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스쳐 지나가는 남자를 보고 그가 데이비드라고 착각한다. 이 장면은 명확한 메타포를 던진다. 스토킹과 감금이라는 공포는 물리적으로 끝나도 심리적으로는 사라지지 않는다. 피해자는 여전히 공포 속에 살고 있고, 그 트라우마는 일상 속에서도 스며든다.
이 영화는 아이폰으로 촬영된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긴박하고 밀도 높은 연출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스토킹 피해자의 심리, 법의 허점, 의료기관의 부패라는 현실적 공포를 절묘하게 결합해 사회적인 메시지와 심리 공포를 동시에 전달하는 수작이다. 소여라는 한 인물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 지옥 같은 여정은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현대 사회 속 감춰진 폭력을 낱낱이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