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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ter Hunter

by 영화보자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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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에서 사냥을 생업으로 살아가던 가족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 사라진 시체, 정체불명의 살인범, 그리고 소녀를 지키려다 죽은 아버지. 남편과 딸을 잃은 여인 ‘에’는 세상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살인범에게 복수한다. 《헌터 헌터》는 자연과 인간, 본능과 복수 사이의 경계선을 강렬하게 그려낸 스릴러다.

헌터헌터 포스터

평온했던 사냥꾼 가족에게 드리운 불길한 기운

깊은 산골짜기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조셉은 전통적인 사냥꾼 가문을 잇고 있다. 그는 어린 딸 은혜에게도 사냥법을 가르치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급자족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조셉은 덫에 걸려 있어야 할 사냥감의 잔해만 발견하고, 이내 산속 어딘가에서 무언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게 된다. 그것은 단순한 늑대의 습격이 아닌, 인간의 악의가 깃든 위협이었다.

이윽고 조셉은 사냥감의 흔적을 따라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는 상상조차 못 했던 장면을 목격한다. 나무 아래에는 벌거벗은 채 숨져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시신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른, 인간이 만들어낸 악몽 같은 현실. 이 늑대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그 시신의 냄새를 따라 온 '증인'이자 '징후'였던 것이다.

조셉은 경찰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을 알고, 스스로 사냥감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는 사람의 손을 물고 있던 늑대와, 숲 속 나무에 새겨진 기호들, 사라진 여성들, 그리고 서서히 좁혀오는 위협 속에서 모든 감각을 곤두세운다. 평생 사냥으로 생존해온 본능이 다시 발동된 순간, 조셉은 단순한 가족이자 아버지를 넘어 사냥꾼으로서 마지막 사냥에 나서게 된다.

가족을 잃은 여인의 고통과 복수의 서막

조셉의 실종 이후, 가족의 일상은 급속히 무너진다. 식량이 떨어지고, 덫은 늑대에 의해 털리고, 애완견 토바는 죽은 채 발견된다. 딸 은혜와 아내 '에'는 점점 불안 속에 갇혀가고, 그때 한 남자가 상처 입은 채 나타난다. 그는 신분도 없고, 가진 것이라곤 mp3 하나뿐이다. 수상한 구석이 많은 이 남자를 에는 일단 구조하지만, 내면의 경계는 풀지 않는다.

남자는 곧 조셉의 죽음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가진 인물로 밝혀지고, 뒤늦게 조의 시신을 발견한 에는 절망에 빠진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고, 그 남자는 은혜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결국 그녀마저 살해한다. 가족을 모두 잃은 에는 눈물도 흐르지 않는 깊은 절망 속에서 하나의 결심을 한다.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닌, 복수자가 되기로.

그녀는 조셉이 쓰던 사냥 도구들을 들고, 깊은 산속으로 향한다. 이 장면부터 영화는 복수극의 색채가 진하게 짙어진다. 자연과 고립, 그리고 복수라는 키워드가 맞물리며 에의 감정은 차갑고 단단하게 응축되어 간다. 그녀는 그 어떤 법이나 윤리도 기대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의 손으로 끝장을 보겠다는 결의만을 안고 움직인다.

가장 잔혹하고도 냉정한 복수의 결말

에는 살인범을 찾아내기 위해, 조셉이 남긴 흔적과 산속의 표식을 되짚는다. 그리고 마침내 살인범이 조가 설치한 덫에 걸려 꼼짝없이 고립된 것을 발견한다. 그녀는 경찰을 기다리는 대신, 그를 자신의 방식으로 단죄하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이 부분에서 철저히 잔혹하고도 차가운 묘사를 선택한다. 에는 범인의 가죽을 산 채로 벗긴다.

가족이 겪은 고통을 단 한 방의 총알로 끝낼 수 없다는 듯, 그녀는 고통의 총합을 고스란히 되돌려준다. 그리고 그 피투성이의 살인범을 경찰들 앞에 내던지듯 던져 버리며, 무언의 선언을 한다. 법도, 정의도, 이 산속에서는 아무 의미 없었다는 선언.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지는 에의 얼굴은 복수를 마친 자의 후련함보다는, 모든 것을 잃은 자의 허무와 상실이 짙게 깔려 있다. 영화는 이처럼 단순한 복수극이 아닌, 가족을 지키지 못한 자의 절망과, 인간의 본성 속에 깃든 야만성과 생존 본능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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