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very/딜리버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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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 시작된 미스터리한 현상, 끝내 출산까지 이어지는 악몽 같은 이야기. 영화 《 Delivery/딜리버리 2013 》(가제)는 가정용 카메라로 촬영된 듯한 리얼한 연출과 무섭도록 사실적인 공포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그 끝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숨겨져 있다.

영화 포스터

✅ 1. 평화로웠던 일상 속, 조용히 스며든 공포의 전조

한 부부의 평범한 일상이 깨지는 건 임신 소식과 함께였다. 영화는 마치 실제 가족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포맷으로 시작된다. 집 내부를 따라다니는 카메라, 임신한 아내 레이첼의 생기 넘치는 모습, 미래를 계획하는 남편 카일의 웃음. 이 모든 것이 일상의 소중함을 보여주듯 펼쳐진다. 하지만 임신 중 유산 위기를 겪으며 분위기는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의사도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 그리고 놀랍게도 죽은 줄 알았던 아이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며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레이첼은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듯한 감각에 공포에 질린다. 특히 한 장면에서는 침대에서 남편의 손이라 생각한 손이 레이첼의 배를 쓰다듬는데, 손톱은 날카롭고 길어 마치 사람의 것이 아닌 듯 묘사된다. 이후 그녀는 점점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일상생활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거나 그림자를 보는 등 ‘무언가’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심지어 지나가는 노파가 그녀의 배를 보고 ‘악마다’라고 고함치는 장면은 시청자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만든다. 남편은 처음엔 레이첼의 말을 믿지 않지만, 점점 그녀의 상태가 심각해지자 집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진실을 파헤치기로 한다.

 

 

✅ 2. 도플갱어, 저주받은 과거 그리고 출산이라는 의식

시간이 흐를수록 레이첼은 자신이 단순히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게 지배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특히 아이의 이름을 자꾸만 ‘알리스터’라 부르게 되면서, 이 존재가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실제로 태아를 빙의한 악령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깊어진다. 이때 등장하는 ‘테우르지 삼각형’은 고대 악마 소환 마법에 사용되던 문양으로, 이 삼각형이 집 곳곳의 거울에 새겨져 있다는 점이 영화의 핵심 미스터리로 작용한다.

레이첼은 밤마다 괴성에 시달리고, 자신의 그림이 점점 괴기스럽게 변해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녀가 깨어난 새벽, 거울에 찍힌 삼각형 문양과 붉은 점의 연결은 분명 초자연적인 힘의 존재를 나타낸다. 거기에 심지어 집안의 개까지 레이첼을 경계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고, 결국 죽게 되는 장면은 ‘이 집에 무언가 있다’는 공포를 더한다. 친구들조차 레이첼을 걱정하기 시작하고, 레이첼은 점점 더 집착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해간다. 자신이 출산하는 그날이 악령의 ‘부활의식’이자 저주를 완성시키는 날임을 알게 된 레이첼은 그제야 진짜 공포를 마주하게 된다.

임신과 동시에 시작된 악령의 준비는 그녀가 아기를 낳음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악마의 탄생을 의미한다. 특히 결말 직전, 출산 장면에서 발생하는 정전과 함께 방 안에서 울리는 이상한 소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멈추게 만든다. 악령은 자신의 부활을 위한 ‘용기’로 레이첼의 몸을 선택했고, 출산은 곧 탄생과 파멸의 경계선을 의미하게 된다.

✅ 3. 태어난 아이, 그리고 섬뜩한 웃음… 충격의 결말

영화의 마지막 10분은 공포 그 자체다. 출산 장면에서 전기가 나가고, 모든 조명이 꺼진 가운데 들리는 이상한 목소리. 의료진은 혼란에 빠지고, 레이첼은 이성을 잃은 채 괴성 속에서 아이를 낳는다.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난 듯 보이지만, 조용히 그의 눈동자를 들여다본 남편의 얼굴에 경악이 번진다. 그 눈엔 인간의 눈이라고 보기 힘든 형상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산 후 레이첼은 미소를 짓지만, 카메라에 비친 그녀의 눈은 비정상적으로 까맣게 번져 있다. 그리고 화면은 다큐멘터리처럼 편집된 마지막 영상으로 넘어가며, "우리는 새로운 삶을 맞이했다"고 말하는 레이첼의 내레이션과 함께 가족이 미소 짓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화면 구석, 거울 속에 비친 아이의 실루엣은 정상적인 인간 아기의 것이 아니다. 거울은 진실을 보여주는 장치였고, 아이는 결국 알리스터의 화신이었다.

마지막 장면은 그들이 이사를 온 마을 사람들 전부가 아이의 탄생을 축복하며 미소를 짓는 장면으로 끝난다. 한편 관객은 문득 깨닫는다. 마을 전체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아이의 탄생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카메라 너머의 관객만이, 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공포 이상의 불쾌한 진실, "세상이 악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관한 묵직한 통찰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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