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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 당산 대지진,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딸의 30년 후 이야기 '대지진(Aftershock, 2010)'

by 영화보자 202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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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중국 당산 대지진. 끔찍한 참사 속, 한 어머니는 두 자녀 중 누구를 구할지 선택해야만 했다. 딸은 버림받았고, 살아남았지만 상처는 평생을 따라다녔다. 영화 '대지진(Aftershock)'은 단순한 재난이 아닌, 가족의 죄책감과 용서, 그리고 다시 연결되는 사랑의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로, 단순한 재난영화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대지진 포스터

1. "토마토는 오빠 거야" – 그날의 선택이 만든 평생의 상처

1976년 당산 대지진. 모두가 잠들어 있던 새벽,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져 내린다. 단 23초간의 지진은 24만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참사였고, 영화는 그 참담한 한가운데에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린 남매 팡등과 팡다는 지진으로 건물 아래에 매몰되고, 구조대는 어머니에게 끔찍한 결정을 강요한다. "두 아이 중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인가." 어머니는 잠깐 망설인 끝에 아들을 택하고, 팡등은 그 모든 대화를 들은 채 무너진 벽돌 틈에 갇혀 혼자 죽음을 기다린다.

기적적으로 구조되었지만, 그녀는 입양을 통해 다른 도시로 보내지고 한쪽 팔을 잃은 채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란다. 세상이 무너진 그날, 그녀의 마음도 함께 무너졌다. 누군가에게는 '선택'이었지만, 그녀에게는 '버림'이었다. 그렇게 30년의 시간이 흐른다.

2. 무너진 것은 건물만이 아니었다 – 버림받은 딸과 죄책감에 살아가는 엄마

팡등은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간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엄마에 대한 원망과 외면이 남아 있다. 한편, 그녀의 어머니 역시 그날의 선택으로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간다. 아들이 성장해 성공한 후에도 더 좋은 집을 거절하며 낡은 집에 남은 이유는 단 하나다. 자신이 버린 딸을 언젠가 그 자리에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해마다 제사를 지내며 죽은 줄 알았던 팡등을 기리고, 팡등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밝힐 용기를 내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른다. 이들은 서로를 향한 오해와 죄책감 속에서 단절된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 또 다른 대지진이 이들을 다시 마주치게 만든다.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감정의 골, 그것을 마주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영화는 조용히 보여준다.

3. 두 번째 지진, 그리고 다시 연결된 가족 – 용서와 화해의 순간

2008년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한다. 의사가 된 팡등은 자원봉사자로 현장에 투입되고, 마침내 자신의 과거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 아이의 엄마를 마주하게 된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닫는다. 그날의 어머니도 얼마나 고통스러운 선택을 했는지. 그제야 팡등은 어머니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모든 용기와 감정을 모아 어머니 앞에 선다. "그날 들었어요. 나를 포기한다고 말한 그 순간을."

토마토 한 조각조차 받지 못했던 유년 시절의 상처, 묻지 못했던 감정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머니는 그날 이후 매년 아버지의 제사상에 딸 몫의 술잔도 함께 올렸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넌 죽은 게 아니라 살아 있었구나... 미안하다, 내 딸아.”

영화는 완전한 해피엔딩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해와 상처, 죄책감으로 멀어졌던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는 순간, 우리는 용서가 얼마나 깊고 따뜻한 힘인지 알게 된다. 그것이 이 영화가 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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