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X〉*는 한 무리의 영화 제작진이 성인영화 촬영을 위해 시골 농장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피의 밤을 그린 공포영화입니다.
A24 제작, 미아 고스 1인 2역의 섬뜩한 열연, 슬래셔 장르의 정수를 담은 이 작품은 단순한 잔혹함을 넘어서 **'노화에 대한 두려움', '젊음에 대한 집착'**이라는 주제를 뼈아프게 드러냅니다.
노부부의 미스터리한 정체와 충격적인 결말까지, 절대 예상 못한 공포를 체험해보세요.
🧨 1. 꿈을 좇는 젊은이들, 죽음을 부르는 영화 촬영
1970년대 미국, 유행하던 성인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배우 맥신과 연인 겸 프로듀서 웨인, 그리고 카메라맨 RJ, 그의 여자친구 로레인, 배우 바비린과 잭슨까지 여섯 명이 한 농장에 모입니다.
이들이 묵는 곳은 외딴 시골 농장의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노년의 부부이며 이들에게는 말 못 할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되는 음산한 기류.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은 진행되고, 맥신은 스타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젊음은 곧 죽음의 단서입니다.
맥신의 미모와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질투하는 노부인 펄, 그녀는 맥신에게 이상한 집착을 보입니다.
자신의 남편이 나이로 인해 성관계를 피하자, 펄은 성적으로 충족되지 않은 분노를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전환시킵니다.
펄은 맥신을 동경하며 동시에 증오하고, 그 감정은 곧 영화 제작진을 향한 광기의 살육으로 이어집니다.
🪓 2. 피로 얼룩진 예술의 밤, 하나씩 사라지는 생명들
로레인이 갑자기 촬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갈등은 폭발합니다.
남자친구 RJ는 충격을 받고 집을 떠나려다, 갑작스레 나타난 펄에게 처참히 살해당합니다.
이후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살인들.
RJ의 시체를 찾아나선 웨인은 헛간에서 함정에 걸려 목숨을 잃고, 로레인은 지하실에 갇힌 채 애인의 시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펄의 남편은 연못에서 잭슨을 해치우고, 바비린은 호숫가에서 악어에게 잡아먹히는 끔찍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 모든 광기의 중심에는 펄이 있습니다.
그녀는 맥신의 아름다움에 자신을 투사하며 살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합니다.
결국 남은 생존자는 맥신 단 한 명.
지하실에서 로레인을 구출하려 하지만, 로레인은 탈출 중 또다시 희생당합니다.
펄은 맥신을 끝장내려 하지만, 심장병을 앓던 남편이 그만 과로로 사망하고, 펄은 총을 발사하려다 반동에 의해 스스로의 최후를 맞이합니다.
💀 3. ‘젊음’이라는 신화, 그리고 그 끝에 남은 공포
〈X〉는 단순한 슬래셔물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노년이 되면서 잃어버린 성적 욕망, 자아 정체성, 그리고 존재의 불안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맥신은 자유롭고 섹슈얼한 현대 여성을 상징하고, 펄은 그런 존재를 소유하고 싶은 동시에 파괴하고 싶은 여성의 극단적인 초상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주연 배우 미아 고스가 맥신과 펄을 동시에 연기했다는 점입니다.
같은 배우가 젊음과 노화를 모두 연기함으로써, 이 영화는 젊음과 노화의 이분법을 넘어, ‘나이든 나’와 ‘과거의 나’ 사이의 끔찍한 간극을 형상화합니다.
또한 A24의 감각적인 연출은 노골적인 폭력을 미학적으로 처리하며, 전형적인 공포물 이상의 심리적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끝내 맥신이 살아남고 농장을 탈출하며 마무리되지만,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보안관의 수사 장면은 펄이 단지 이상한 노인이 아니라, 오랫동안 살인을 이어온 인물이라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X〉는 프리퀄인 **〈Pearl〉**과 이어지며, 펄의 과거와 살인에 이르게 된 심리적 배경을 파고듭니다.
두 작품을 함께 감상하면, 이 광기의 서사가 훨씬 더 입체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