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학이 끝나지 않은 이유, 좀비가 된 친구들 – 《언휴먼,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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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평범한 교외 체험학습, 하지만 그 끝은 상상도 못한 공포였습니다. 영화 《학생들의 좀비 필드트립(가제)》은 고등학생들이 견학 중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끔찍한 좀비 사태를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생존 스릴러입니다. 단순한 피 튀기는 좀비 영화가 아니라, 친구의 배신, 믿음의 붕괴, 그리고 결국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까지 담아낸 이 작품은 공포와 감정,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고등학생들의 캠프가 피바다가 된 이유, 지금부터 살펴보시죠.

언휴먼

1. 평범했던 견학, 피비린내로 변한 수학여행의 하루

이야기는 평범한 미국 고등학생들이 자연 체험 견학을 떠나면서 시작됩니다. 교외에 위치한 숲속, 이들은 다소 우스꽝스러운 스쿨버스 운전자와 함께 교사들의 지도 아래 자연을 체험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온함도 잠시, 무언가 이상한 낌새가 감지됩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괴기한 소리, 그리고 쓰러져 있는 동물 사체. 어느 한 명이 의심스러운 상처를 입으면서부터 끔찍한 지옥이 시작되죠.

학생들 사이에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며, 단순한 감염이 아닌 ‘좀비화’ 증상이 나타납니다. 문제는 이들이 그저 ‘남’이 아닌 친구, 동급생, 함께 장난치던 동행들이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격인 ‘엘리’와 ‘라이언’은 혼란 속에서도 친구들을 구하려 애쓰지만, 믿었던 사람들조차 각자의 이기심에 사로잡혀 배신하기 시작합니다.

가장 믿었던 친구가 먼저 좀비가 되었을 때의 충격, 그리고 ‘누굴 구하고 누구를 버려야 하는가’라는 비극적인 선택 앞에서 학생들은 점점 광기로 물들어 갑니다. 특히 ‘리차드’라는 인물은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고집하며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결국 자신이 계획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실행에 옮기며 반전을 불러옵니다. 그는 아이들을 가둬두고 ‘희생양’을 이용해 좀비 떼를 따돌리려는 계획까지 세우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민낯은 더할 나위 없이 섬뜩합니다.

2. 친구인가, 적인가 – 좀비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이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단순한 좀비 출몰이 아닙니다. 오히려 공포는 인간 내부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하나 둘씩 진짜 얼굴을 드러내죠. ‘나는 영웅이 될 줄 알았는데, 결국 악당이었나 봐’라며 후회하는 등장인물의 대사는 이 작품이 단순한 B급 호러가 아닌, 심리극적 요소도 짙게 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극 중반부에는 친구였던 이들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인간 이하의 선택을 하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서로를 향한 분노와 슬픔이 얽힌 그 순간, ‘한 명은 희생돼야 한다’는 냉혹한 결단이 내려지고, 누군가는 직접 방아쇠를 당깁니다. 이로 인해 남은 이들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죠.

특히 흥미로운 점은 ‘좀비’라는 공포의 존재보다 ‘리더가 되고 싶었던 자’의 왜곡된 권력욕이 더 큰 비극을 초래한다는 점입니다. 한 인물은 자기가 구세주라고 착각한 채 친구들을 속이고, 끝내 파국으로 몰아가며 ‘위기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처럼 영화는 괴수물이면서도 인간 내면의 어둠을 진하게 조명합니다.

3. 혼돈 속의 생존자, 그리고 끝내 마주한 진실

후반부로 갈수록 생존자는 점점 줄어듭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는 더 복잡해지죠. ‘우리는 함께 싸운 동지인가, 아니면 누군가 죽어야만 살 수 있는 적인가’라는 회의적인 대사가 관통하는 순간, 남은 학생들은 좀비를 상대로 마지막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그 과정은 피비린내로 가득하며, 감정적으로도 처절합니다.

영화는 클라이맥스에서 또 한 번의 반전을 준비합니다. 가장 선하다고 여겨졌던 인물의 배신, 그리고 그 모든 희생이 ‘누군가의 사리사욕’ 때문이었다는 진실이 밝혀집니다. 결국, 생존한 이들은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나마 인간인 우리가 괴물보다 더 무서웠다'는 뼈아픈 결론에 도달합니다.

종반부엔 마치 군용 캠프처럼 통제된 장소에 가둬진 좀비들이 등장하며, 이 바이러스 사태가 단순한 자연 재해가 아니라 ‘실험적 결과’였을 가능성도 암시됩니다. 생존자들은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카메라가 마지막으로 포착하는 장면은 불안한 미래를 암시하며 끝을 맺습니다. 과연 누가 영웅이고, 누가 악당이며, 누가 끝까지 인간으로 남을 수 있을까. 영화는 관객에게 그 질문을 남깁니다.


📌 총평
《학생들의 좀비 필드트립》은 피와 살점만 난무하는 전형적인 좀비 영화가 아닙니다. 인간의 본성과 심리를 깊숙이 파고들며, 위기 속에서 진짜 괴물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감정과 공포, 반전이 삼박자를 이루며 한 번 본 사람도 다시 보게 되는 묘한 중독성까지 갖춘 영화. 공포 스릴러 팬이라면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현대형 생존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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