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커플 유튜버가 ‘호수 속 수몰 마을’의 폐가를 찾아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 영화 《더 딥 하우스》는 실제로 존재하는 수몰 마을과 ‘심해 공포’라는 신선한 소재를 결합한 숨막히는 수중 스릴러입니다. 괴담이 실화가 되는 순간, 호흡도 멎는다.
1. 조회수에 목숨을 건 커플, 금기를 깨다
주인공 벤과 티나는 유튜브에서 도시 전설과 괴담을 찾아다니며 공포 체험 콘텐츠를 제작하는 커플 크리에이터입니다. 이번에는 ‘수몰 마을의 유령 집’이라는 미스터리한 장소를 찾기 위해 프랑스 시골을 찾게 되죠. 목적지는 외딴 호수 아래 가라앉은 마을이었고, 이곳에는 과거 간호사가 어린아이들을 살해하고 자살한 뒤, 주민 전체가 실종되었다는 괴담이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현지에서 만난 수상한 안내인 피에르의 제안으로, 일반 관광객이 알지 못하는 ‘비공식 경로’를 따라 수몰 마을의 가장 깊은 지점에 위치한 집으로 향합니다. 영상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벤과 티나는 드론 카메라 ‘톰’까지 띄우며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합니다. 처음엔 그저 폐허처럼 보였던 수중의 집은 이상하리만치 잘 보존되어 있었고, 내부에는 오랜 시간 동안 손대지 않은 듯한 가구들과 기이한 소품들, 벽에 걸린 ‘마스크’, 테이프로 남겨진 영상 기록들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이들은 영상 촬영을 위해 집 안을 계속 탐험하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수중공간 속의 금기를 하나하나 깨기 시작합니다. 무단 침입, 사적인 공간 훼손, 금지 구역으로의 진입. 모든 것이 철저히 설정된 공포 시나리오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 ‘집’은 이들을 향해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이상한 소리, 사라지는 물체, 끊기는 드론 신호, 움직이는 그림자… 수면 아래 존재하는 ‘그 집’은 단순한 폐가가 아니었습니다.
2. 더 이상 콘텐츠가 아닌 생존의 현장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 속에서도 벤은 영상 촬영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 영상만 잘 나오면 백만 조회수는 기본”이라는 말은 이제 무책임한 망상처럼 들릴 뿐입니다. 티나는 점점 무너져가는 집과 벽에 새겨진 상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물건들에 공포를 느끼지만, 벤은 끝내 촬영을 멈추지 않습니다. 카메라에 집착한 그의 태도는 두 사람을 더욱 깊은 지옥으로 몰아넣죠.
이윽고 드러나는 진실. 그 집은 단순한 유령의 거처가 아니라, 사탄 숭배와 아동 희생 의식을 벌였던 곳이었습니다. 집 주인 모낙 씨와 그의 아들 피에르는 실종된 아이들을 납치해 의식을 올렸고, 마스크는 그 죄인들을 처벌하기 위한 고문 도구였습니다. 피에르가 현지 안내를 자처한 이유도,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제물을 위한 의식의 일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티나와 벤은 빠져나가려 애쓰지만, 출구는 막혀 있고, 산소는 점점 줄어듭니다. 수면 위로 올라가야만 하지만 공포로 인해 체력과 호흡이 한계에 도달하고, 이윽고 ‘집’은 본색을 드러냅니다. 공간 자체가 뒤틀리고, 수중에 존재할 수 없는 소리와 움직임들이 몰아치는 가운데, 티나는 점점 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그들은 단순한 탐험자가 아닌 ‘선택된 자들’, 다시 열린 제의의 제물이었던 것입니다.
3. 산소보다 두려운 건, 자신이 선택한 결과
영화 후반부는 빠르게 공포와 생존의 경계가 무너지는 장면들로 채워집니다. 마치 생명을 앗아가는 덫처럼 뒤틀린 가구와, 자아를 갉아먹는 과거의 망령들이 현실을 잠식합니다. 티나는 벤을 잃고, 고립된 공간 속에서 자신마저 환각과 헛소리에 시달리게 됩니다. 산소 잔량은 단 5%, 돌아갈 수 있는 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드러나는 ‘진짜’ 이야기. 피에르는 단지 해설자도, 희생자도 아닌 이 악의 모든 배후였으며, 모든 영상은 누군가의 ‘의도된 기록’이었음이 암시됩니다. 집은 단지 수몰된 폐가가 아닌, 시간을 거스르며 희생자를 삼키는 초자연적 공간이었고, 벗어나려는 이들을 붙잡아 ‘자신의 일부’로 흡수하는 존재였습니다.
이 영화는 유튜브와 SNS 세대가 겪는 ‘자극 추구형 몰입’, 즉 조회수와 관심을 얻기 위한 도덕적 경계의 파괴를 신랄하게 풍자합니다. 단지 무서운 이야기를 찍으러 갔을 뿐인 커플이, 자신들이 찾아간 곳에서 진짜로 찍히게 되는 아이러니. 그것은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라, 디지털 세대의 맹목적 욕망과 도덕의 공백을 묻는 충격적인 질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