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을 앞둔 오래된 호텔, 그곳에서 마지막 근무를 맡은 한 직원이 귀신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 실제 심령 스폿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클래식한 분위기 속 점점 드러나는 진실과 공포의 정체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 호텔에 얽힌 기이한 이야기, 그 시작
‘양키 패들러 인’이라는 이름의 오래된 호텔은 경영난으로 인해 곧 폐업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마지막 근무를 맡은 직원 ‘클레어’는 오랫동안 호텔에서 일해온 동료 ‘루크’와 함께 주말을 보내게 된다. 손님은 단 두 명. 층마다 가구는 이미 치워졌고, 분위기는 어딘가 으스스하다. 하지만 클레어는 이상하게 들떠 있다. 어릴 적부터 이 호텔에 얽힌 유령 이야기, 특히 결혼식을 앞두고 자살한 여인의 귀신 ‘매들린’에 관한 전설 때문이다. 귀신의 존재를 입증하고자, 클레어는 루크가 준비한 고스트 사운드 녹음기까지 챙기며 직접 조사에 나선다. 지하 창고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리, 피아노가 혼자 연주되는 기이한 상황 속에서 클레어는 점점 깊은 공포 속으로 빠져든다. 유일한 희망처럼 보이던 심령술사 ‘리’조차 그녀에게 지하실에는 가지 말라며 경고를 남긴다.
👀 클레어의 집착, 그리고 점점 드러나는 진실
그녀의 귀신에 대한 집착은 점점 커지고, 결국 ‘매들린’의 영혼과 교감하고 싶다는 열망까지 품게 된다. 하지만 루크는 사실 클레어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귀신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었고, 실제로 심령 현상이 나타나자 겁에 질려 호텔을 떠나 버린다.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당한 클레어는 심령술사 리의 도움을 받아 다시 지하실로 향하고, 그곳에서 영혼들의 분노 어린 속삭임을 직접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호텔에 투숙 중이던 한 남성이 유서를 남기고 3층에서 자살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의 ‘매들린’에 이어 또 한 명의 비극이 이 호텔에 새겨진 순간이었다. 충격에 휩싸인 클레어는 탈출을 시도하지만, 호텔 안의 영혼들은 그녀가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지하 창고의 문을 열지 못한 채, 결국 클레어는 목숨을 잃고 만다.
🕯️ 죽음 그 이후… 귀신이 된 클레어
영화는 클레어가 단순히 귀신의 존재를 추적하던 직원이 아니라, 결국 그 영혼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결말로 이어진다. 호텔을 떠나지 못하고 떠도는 또 하나의 유령이 된 그녀는 살아 있는 이들에게 경고가 된다. 영화는 실제로 유령 목격담이 보고된 ‘양키 패들러 인’에서 촬영되었으며, 이를 배경으로 사실감 있는 심령 묘사를 극대화했다. 감독 T. 웨스트는 이야기의 전개보다 분위기와 긴장감을 중시하며 클래식한 공포영화의 스타일을 고수했고, 천천히 타오르는 공포가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초반에는 다소 느린 전개와 가벼운 유머가 섞여 있어 일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공포의 밀도는 짙어진다. 인간의 외로움, 실패한 삶, 그리고 죽음 이후에 남겨지는 정서가 유령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 속 353호실 또한 실제로 유령이 목격되었다는 전설을 토대로 제작된 것으로, 이 모든 설정이 영화 <인키퍼스>를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