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보호소에서 일하는 세스는 평범해 보이지만, 마음속에 깊은 외로움과 집착을 품고 살아간다. 어느 날 출근길, 그는 학창 시절 짝사랑했던 홀리와 우연히 재회한다. 하지만 홀리는 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그 사실은 세스의 마음을 더욱 자극한다. 그날 이후 세스는 홀리의 SNS를 샅샅이 뒤져 그녀가 좋아하는 것, 다니는 곳, 취향까지 모두 파악하기 시작한다. 장미꽃 한 바구니, 데이트 신청 하지만 돌아오는 건 단호한 거절뿐이다. 홀리는 그를 불편해하며 피하려 하지만, 세스의 집착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계획된 납치
세스는 회사 지하 창고에 철장 감금 시설을 만들고, 홀리를 기절시켜 그곳에 가둔다. 처음에는 공포와 분노로 저항하던 홀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한다. 세스는 그녀를 구원하겠다며, 이곳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던 중, 세스는 홀리의 일기장에서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홀리는 과거 절친이었던 클레어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되고, 분노 끝에 그녀를 살해했던 것이다. 그 후로 살인의 쾌감에 중독된 홀리는 계속해서 사람을 죽여 왔다.
즉, 세스가 생각했던 희생자 홀리는 사실 냉혹한 살인자였다.
역전되는 권력
상황은 순식간에 바뀐다. 세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경비원 네이트가 지하실을 발견하고 홀리를 구하려 하지만, 홀리는 오히려 세스를 도와 네이트를 살해한다. 시신 처리 방법과 알리바이 만드는 법까지 홀리카 지시하는 모습에서,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구분이 모호해진다.
세스는 홀리의 진심을 알면서도 점점 그녀의 매혹에 빠져든다. 홀리는 그의 사랑을 시험하듯 손가락을 잘라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세스는 망설임 끝에 그 요구를 수락한다. 그러나 이 행동은 곧 홀리의 탈출로 이어진다.
결말의 반전
자유의 몸이 된 홀리는 사라진 듯 보였으나, 마지막 장면에서 철장 속에 갇힌 이는 세스였다. 홀리는 그를 학대하며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세스는 그 고통 속에서 기묘한 행복을 느낀다.
이 관계는 더 이상 상식적인 사랑이 아니었다. 서로의 어두운 욕망을 채우는 공포와 집착의 공생. 영화는 그 불편한 결합을 마지막까지 밀어붙인다.
감상평
《펫(Pet)》은 단순한 납치감금 스릴러가 아니다. 이야기 중반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전복되고, 관객의 판단을 흔드는 전개가 이어진다. 홀리의 냉혹한 본성과 세스의 왜곡된 사랑이 맞물리며, 보는 내내 긴장과 불쾌함이 교차한다.
또한 이 영화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비틀어, 관계의 권력 구조와 인간 내면의 어두운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마지막 장면의 미소는 소름과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
한줄평: 사랑과 광기가 맞닿을 때, 관계는 더 이상 정상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