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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스터(Sister)*

by 영화보자 202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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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스터(Sister)*는 스위스 알프스의 고급 스키 리조트를 배경으로, 가난과 돌봄의 결핍 속에서 살아가는 소년 ‘시몽’과 누나 ‘루이즈’의 가슴 시린 이야기를 그린다. 리조트에서 물건을 훔쳐 생계를 유지하던 시몽은 점점 사회의 경계선에서 멀어지고, 결국 잊지 못할 이별을 맞이한다. 고요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이 작품은 현대 가족과 사회의 본질을 되묻는 수작이다.

시스터 포스터


1. 스키 리조트의 소년, 생존을 위한 도둑질

스위스 고급 스키 리조트. 이곳에서 12살 소년 시몽은 얼굴을 가린 채 관광객들의 물건을 훔칩니다. 음식부터 스키 장비까지 가리지 않으며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그는, 매일같이 리조트로 향해 장비를 챙기고 되팔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이러한 시몽의 일상은 놀랍도록 익숙하고 체계적이지만,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가혹한 삶입니다.

그의 곁에는 20대 초반의 누나 루이즈가 있지만, 그녀 역시 안정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인물입니다. 정규직도 없이 일용직으로 살아가는 그녀는 시몽과 같은 집에 머물지만, 그를 보살핀다기보다는 각자의 삶을 이어가느라 바쁩니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나가고, 아이에 대한 책임감은 희미해져 갑니다. 이 두 사람은 법적으로도 가족 관계가 아닌 것처럼 보이며, 영화 말미에 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2. 무너지는 소년, 사랑을 구걸하는 마음

영화가 진행될수록 시몽의 내면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갑니다. 그는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한 생존의 도둑질이 아니라,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어른들에게 다가갑니다. 리조트에서 일하는 여성 크리스틴에게는 돈을 건네며 관심을 얻으려 하고, 마이크라는 남성과는 거래를 이어가며 잠시나마 안정감을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이런 관계들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이며, 진정한 애정이나 관심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루이즈가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시몽은 질투와 외로움을 느끼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합니다. 그에게 루이즈는 보호자이자 유일한 유대감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다가갈 수 없는 벽 같은 존재입니다. 결국 둘 사이의 감정은 충돌하고, 루이즈는 시몽에게 “넌 짐짝이야”라는 상처를 남깁니다. 이 장면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감정의 골을 여실히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깁니다.


3. 담담하지만 너무나 아픈 결말, 영화 시스터

결국 리조트에서의 도둑질이 발각된 시몽은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이들은 함께 청소 일을 시작하며 새로운 생존 방식을 모색하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루이즈는 다시 남자를 만나러 나가고, 시몽은 그 현실에 실망해 혼자 떠날 결심을 합니다. 이 장면은 한 아이가 자발적으로 세상과 단절되는 순간을 차분하게 그려냅니다.

영화 시스터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가 아닙니다. 감독 위르실라 메이어는 ‘가족이란 무엇인가’,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과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아이의 삶’을 냉정하게 그려냅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잔잔한 전개 속에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한 번 본 사람은 결코 쉽게 잊지 못할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루이즈와 시몽이 가족이 아닌 남남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혈연보다 더 끈끈한 정서적 유대는 그들을 묶어주었고, 오히려 그 때문에 더 고통스러웠던 삶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관객은 그저 가만히 지켜보며, 오늘날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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