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에서 작은 시골 마을로 이주한 부부. 그러나 아내의 고향은 평온과는 거리가 멀다. 이방인 남편에게 향한 적대감과, 잊힌 과거의 인연이 끔찍한 폭력으로 이어진다. 소설 원작의 충격적인 스릴러, Straw Dogs 리뷰와 결말까지 정리해드립니다.
1. 평온해 보였던 시골, 불길한 기운의 시작
영화는 주인공 데이빗과 그의 아내 에이미가 도시를 떠나 에이미의 고향인 미국 남부의 한 시골 마을로 이사하며 시작된다. 데이빗은 시나리오 작가로 조용한 환경에서 창작에 집중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했지만, 이방인인 그를 향한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에이미의 옛 연인인 찰리를 비롯한 지역 남성들은 데이빗을 우습게 여기며 대놓고 무시한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에 대한 불신과 폐쇄적인 문화 속에서 데이빗을 점점 고립시킨다. 데이빗은 고상한 말투와 침착한 태도로 맞서지만, 점점 아내마저도 그를 무기력하게 바라보게 된다. 특히 찰리 일행은 데이빗의 집 수리를 맡으며 점점 에이미에게도 접근하고, 그 과정에서 위험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 마을은 단지 시골이 아니다. 공동체의 유대는 강하지만, 그 유대는 ‘우리끼리’라는 기준으로 작동하며 타인에겐 공격적이다. 아무리 점잖은 데이빗이라 해도 그들에게는 그저 침입자일 뿐이다. 영화는 이러한 긴장을 찬찬히 쌓아가며 폭발 직전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2. 무너지는 신뢰, 폭력의 시작
어느 날, 찰리 일행은 사냥을 핑계로 데이빗을 데리고 숲으로 가고, 그 사이 에이미는 집에 혼자 남게 된다. 그리고 이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찰리는 에이미를 성폭행하고, 그의 친구까지 가세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에이미는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마을에서 정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마을에서는 지적 장애를 가진 남성 제레미와 소녀 제니스의 실종 사건이 불거지며 분위기가 더 험악해진다. 사람들은 무조건 제레미를 범인으로 몰고 가고, 데이빗은 그를 보호하려다 마을 사람들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에이미조차 데이빗의 이런 행동이 이해되지 않으며, 둘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하지만 데이빗은 점점 변화하기 시작한다. 더 이상 회피하거나 참지 않는다. 그는 점점 날카로워지고, 끝내 자신과 아내, 그리고 집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의 중반부터 후반부까지, 데이빗은 점점 본능적 폭력성을 드러내며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3. 끝나지 않은 분노, 그리고 폭발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집을 둘러싼 대치 상황에서 벌어진다. 제레미가 도망쳐 데이빗의 집에 숨자, 마을 사람들은 그를 빼앗기 위해 무기를 들고 몰려든다. 하지만 데이빗은 그 누구도 제레미를 넘겨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철저히 전투태세를 갖춘다.
그리고 이 조용했던 시골집은 전쟁터가 된다. 데이빗은 차가운 이성과 치밀한 방어 전략으로 침입자들을 하나씩 제압해나간다. 그가 꾸준히 무시당했던 점잖은 도시인이라는 가면은 완전히 벗겨지고, 그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가족을 지키는 인간으로 변모한다. 그 과정은 잔혹하지만, 동시에 설득력 있다.
결국 찰리와 그의 일당은 대부분 죽거나 제압되고, 데이빗은 아내와 함께 그 자리를 지킨다. 마지막 장면에서 데이빗은 피범벅이 된 채 침착하게 말을 한다. “이제 나는 길을 잃지 않았다.” 이 말은 단지 위치를 찾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넘었고,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