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리/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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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칠레의 외딴 섬.
아버지를 잃은 원주민 소녀 로사는 기독교와 백인 지배 질서에 반기를 들고, 원주민 고유의 주술 세계로 발을 들인다. 그녀는 마을 최고의 주술사들과 손잡고 복수를 꾀하며, 동시에 잃어버린 정체성과 조상의 힘을 되찾아간다.

영화의 한 장면


① 아버지의 죽음, 복수의 불씨

로사는 외딴 섬에서 독일인 슈테판 가문 밑에서 일하며 살고 있었다.
기독교로 개종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원주민의 피를 이어받은 존재였다.
어느 날 양떼가 괴사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슈테판은 이 일의 책임을 로사와 그녀의 아버지에게 돌린다.
결국 로사의 아버지는 백인들의 손에 잔혹하게 살해당한다.

이 장면은 원주민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과 식민주의적 인종차별을 상징한다. 로사는 이를 목격하며, 정의에 대한 갈망을 품는다.


② 믿었던 신에 대한 배신, 새로운 길을 찾아서

로사는 기독교 공동체에서 위로를 구하려 하지만, 사람들은 차갑게 외면한다.
아버지를 묻은 후, 그녀는 신에게 실망하고 조상의 주술을 따르기로 결심한다.
로사는 섬의 주술사 마태오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그는 조건부로 그녀를 받아들인다.

이때부터 로사는 백인의 신이 아닌, 조상의 신과 세계관으로 돌아간다. 이 전환은 이 영화의 핵심 테마다.


③ 매듭과 새떼, 신비로운 주술 세계의 입문

어느 날 밤, 새들이 로사를 이끌고 의식이 열리는 숲으로 인도한다.
그곳에서 로사는 아버지를 죽게 한 것과 동일한 매듭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이 의식이 단순한 복수가 아닌, 공동체의 저항과 구심점임을 깨닫는다.

주술은 단순한 마법이 아니다. 그것은 이들의 정체성과 생존, 복수를 위한 집단의 지식 체계다.


④ 복수의 서막, 아이들이 사라지다

마태오와 오로라, 그리고 비밀 결사 **‘렉타 프로빈시아’**는 로사의 뜻을 받아들인다.
그들은 슈테판의 두 아들을 ‘세상에서 증발시켜’ 복수를 실현한다.
이 사건은 백인 지배층을 공포에 몰아넣고, 원주민 주술의 실체에 대한 경계심을 일으킨다.

"죽음으로 되갚는 것"이 이 이야기의 중심 복수 방식이지만, 단순한 잔혹함이 아닌 영적 정의의 실현이다.


⑤ 주술의 재판과 희생

슈테판과 식민 정부는 마태오와 로사를 포함한 주술사들을 체포한다.
마태오는 감옥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으며, 인디오의 자긍심을 보여준다.
로사는 자신도 ‘렉타 프로빈시아’의 일원이 되기 위해 세례를 거부하고 고유신에게 입문 의식을 치른다.

신앙의 전환은 정체성의 확립을 뜻한다. 로사는 더 이상 백인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다.


⑥ 시장과의 거래, 생명을 건 출산

시장 아내가 원인 불명의 위급한 출산을 겪자, 로사와 주술사들은 출산을 도우는 조건으로 풀려난다.
로사는 목숨을 걸고 출산을 돕고, 아이와 산모는 무사히 살아난다.

로사의 주술은 파괴만이 아닌 생명도 살리는 힘이다. 이 사건은 원주민의 주술이 가진 본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⑦ 최후의 복수와 자유의 승리

마태오의 석방을 두려워한 슈테판 부부가 개입하면서 다시 사형 위기에 놓이게 되지만,
마태오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며 백인들의 질서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의 죽음은 로사에게 최후의 메시지를 남기고, 시장은 두려움 속에서 로사와 모든 원주민을 석방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전통과 힘의 계승이었다. 로사는 주술의 계보를 이어받은 차세대 수호자가 된다.


⑧ 영화의 메시지와 마무리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
오히려 원주민의 정체성과 세계관, 역사적 억압에 대한 저항을 다룬 작품이다.
실제 19세기 후반 칠레에서 벌어진 렉타 프로빈시아 재판을 바탕으로,
소녀 로사의 개인적 복수가 민족적 저항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아낸다.

판타지가 아닌 리얼리즘 주술 영화.
주술은 폭력이 아닌 기억과 정의, 생존의 도구였다.


🎥 총평

▪ 제목: Sorcery (2023)
▪ 장르: 미스터리 / 드라마 / 역사
▪ 주제: 복수, 정체성, 신념, 식민지 저항
▪ 관람 포인트: 슬로우 템포의 몽환적 연출과 슬픔에 젖은 눈빛 연기
▪ 추천 대상: 깊이 있는 역사와 인류학적 상징에 관심 있는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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