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의 지하실에서, 죽은 자를 다시 불러낼 수 있는 여자가 산다.
그녀를 만나면 부와 사랑,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지만…
대가 없는 기적은 없었다.
이 영화는 “욕망과 속죄”라는 주제를 초자연적인 설정 속에서 풀어낸다.
평범한 여성이 아버지의 유산으로 받은 건물 속에서 마주한 ‘지하의 존재’.
그녀는 과연 무엇을 얻게 될까, 그리고 무엇을 잃게 될까.
유산으로 찾아온 저주의 집
아이리스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여인이었다.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난 그녀에게, 오래전 떠났던 아버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불에 타 죽은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변호사는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당신의 아버지는 건물 하나를 남기셨습니다.”
낡고 을씨년스러운, 하지만 제법 큰 규모의 건물.
변호사는 얼른 팔아버리라 조언했지만, 갈 곳 없는 아이리스는 그곳에 머물기로 한다.
밤이 깊어갈 무렵, 지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불안한 마음으로 내려간 그녀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돈뭉치를 내밀며 “지하실의 여자”를 만나게 해 달라 애원한다.
아이리스는 처음엔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며칠 후, 변호사가 남긴 비디오테이프를 본 그녀는 충격에 빠진다.
“이 건물의 주인이 되는 순간, 지하의 여자는 너의 보호 대상이 된다.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말 것.
그녀는 죽은 자를 불러낼 수 있다.”
기이한 경고와 함께, 아이리스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죽은 자를 부르는 지하의 여자
지하실 벽이 갈라지고, 천천히 걸어나오는 한 여자.
머리에 천을 뒤집어쓴 채, 그녀는 오직 아이리스의 말에만 복종한다.
그녀는 죽은 자의 물건을 매개로, 그 영혼을 이 세상으로 불러오는 존재였다.
아이리스는 처음엔 두려웠지만, 점점 탐욕이 마음을 물들인다.
“이 능력으로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손님을 받기 시작한다.
첫 손님은 닐이라는 남자였다.
그는 죽은 아내를 다시 보고 싶다며 결사적으로 부탁했다.
그러나 여자가 불러낸 것은 그의 아내가 아니라 어머니였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갑자기 괴물처럼 돌변하여 닐을 공격한다.
모든 것은 ‘시간 제한’을 어겼기 때문이었다.
지하의 여자는 주인의 명령에 따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힘은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아이리스는 아버지의 경고를 떠올리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그녀는 돈을 벌 수 있다는 욕심에, 계속 사람들을 지하로 들여보낸다.
탐욕의 끝, 그리고 불타는 속죄
아이리스의 친구 케이티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저주야. 이 집을 팔아야 해.”
하지만 변호사는 사라지고, 계약서에는 아이리스의 이름이 이미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이제 건물과, 그리고 지하의 여인과 운명을 함께 해야 했다.
결국 아이리스는 죽은 아버지를 불러낸다.
아버지는 슬픈 목소리로 말한다.
“나는 이 저주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실패했다.
지하의 여자는 한때 인간이었다.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다 결국 죽었고, 복수심에 갇힌 존재가 된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아이리스는 모든 걸 끝내려 하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이미 탐욕에 눈먼 이들이 모여든다.
닐은 다시 한 번 아내를 보기 위해, 아이리스에게 아내의 물건을 건넨다.
그리고 그 순간, 지하의 여자는 속삭인다.
“새로운 주인이 되고 싶다면, 현 주인을 죽여야 한다.”
닐은 결국 아이리스를 살해하고 계약을 이어받으려 하지만,
지하의 여자는 복수의 불길을 일으킨다.
건물은 불타오르고, 닐은 고통 속에 쓰러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지하의 여자는 천천히 불타는 건물 밖으로 걸어 나간다.
그녀의 얼굴엔 자유와 슬픔이 동시에 떠올라 있다.
마무리 감상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다.
‘죽은 자를 불러낼 수 있는 능력’이라는 소재를 통해,
탐욕, 죄책감, 속죄라는 인간의 본질을 파고든다.
아이리스는 처음엔 생존을 위해, 나중엔 욕망을 위해 지하의 힘을 이용했다.
그러나 결국 그 힘은 인간의 손에 쥐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무덤의 문을 연 순간,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의 경계는 무너진다.
그리고 그 경계 너머엔 언제나 대가가 기다린다.
잔혹하지만 묘하게 서정적인 이 작품은
“욕망은 결국 자신을 삼킨다”는 진리를 서늘하게 들려준다.
지하실의 어둠은 단지 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의 그림자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