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찍으며 공포 팬들의 숨을 멎게 만든 영화, <바바리안>. 이 영화는 단순한 점프 스케어나 괴물의 등장으로 공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대신, ‘낯선 공간에 대한 불안’, ‘사라진 사람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켜켜이 쌓이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의 심장을 쥐어뜯는다. 어둠 속에서 잠깐 스치는 숨소리조차 의미가 생기는 영화. 보고 난 뒤에도 기억 속에서 문 하나가 계속 열리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듯한, 그런 공포였다.

이상한 집, 놓아버릴 수 없는 불길함
낯선 도시, 낯선 골목, 그리고 낯선 숙소. 테스가 그 집에 들어섰을 때부터 이미 무언가 잘못돼 있었다.
전등은 너무 어두웠고, 공기는 묘하게 눅눅했으며, 누군가 남긴 흔적이 곳곳에서 살아 움직이듯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장 기이한 것은 이미 누군가 그곳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
예약 시스템의 오류인지, 운명의 장난인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공포는 언제나 그런 실수의 틈에서 자란다.
테스는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한밤의 도시보다 그 집이 덜 위험할 것이라 믿어버렸다.
그 믿음이, 그녀를 지하로 끌어당겼다.
숨겨진 문, 내려서는 안 될 계단
지하실 문이 저절로 닫힌 순간, 보이지 않는 경계가 생겼다.
그곳은 집의 일부가 아니라, 또 다른 세계였기 때문이다.
벽에 남은 핏자국, 조잡하게 놓인 침대, 카메라와 버려진 끈.
그 모든 것들이 오래전부터 이 집에서 무언가 끔찍한 일이 반복되어 왔다는 사실을 속삭였다.
그리고 더 깊은 터널.
길은 끊어지지 않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오랫동안 파내려,
여기 아닌 어딘가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고 싶었던 것처럼.
그 공간에서 들려온 소리는 울음인지, 웃음인지조차 분간되지 않았다.
그건 인간의 목이 아니라, 길들여지고 변해버린 존재의 소리였다.
괴물보다 더 두려운 것 — 인간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단순한 괴물 이야기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마더는 태생적 괴물이 아니었다.
그녀는 만들어진 존재였다.
폭력, 감금, 강요된 모성.
그녀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사라지게 만들고 생명을 왜곡한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더 슬펐다.
그녀의 사랑은 끔찍했고, 잔혹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방식의 보호이기도 했다.
테스는 그 사실을 이해했기에 마지막 순간,
총 대신 선택한 것은 연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밤거리의 공기가 다시 흐르는데도
그 집의 냄새는 스크린 밖으로 따라 나온다.
마치 문이 아직 닫히지 않은 듯.
마치 누군가 아직 그곳에 있는 듯.
마무리
<바바리안>은 괴물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공포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보여준다.
낯선 공간, 경고를 무시한 선택, 숨겨진 비밀, 그리고 인간이 만든 어둠.
그 모든 것이 얽혀 관객의 심장을 조여 온다.
보고 난 뒤엔 문 하나 열기조차 망설이게 되는 영화.
그리고 가장 무서운 메시지 하나.
진짜 괴물은, 항상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