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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맨 다운

by 영화보자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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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친 뒤, 인간성을 잃은 군부와 고립된 생존자, 그리고 오두막에서 조용히 살고 있던 한 남자. 어느 날 그의 삶에 던져진 한 여성으로 인해 벌어지는 충격적이고 통쾌한 복수극! 영화 '라스트 맨 다운'은 SF 종말 이후를 배경으로 무지막지한 액션과 다소 황당한 전개를 그려낸다. 이 영화를 단순히 'B급'이라 치부하기엔, 근육질의 남자 주인공이 보여주는 필사의 액션과 살벌한 복수극이 주는 쾌감이 꽤 인상 깊다. 보면서 “뭐야 이건?” 하다가도 어느새 빠져드는 묘한 몰입력. 결론은? 그냥 보면 안다.

영화의 한 장면

1. 바이러스 세상, 군부와의 전쟁 그리고 헬창의 등장

전염병이 세상을 뒤흔든 미래. 이 영화는 바이러스 공포를 다룬 수많은 포스트아포칼립스 영화처럼, 폐허가 된 도시와 무너진 사회 질서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 세계관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바이러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틈을 타 권력을 잡은 군부대 ‘스톤’이다. 그들은 바이러스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가리지 않고 ‘잠재적 위험 인물’이라며 시민들을 학살한다. 인간성이 말살된 절대권력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서 주인공 ‘조’는 숲 속 오두막에 은둔하며 조용히 살아간다. 그의 과거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스톤의 잔혹함에 맞서 싸우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비극적 영웅이다. 그 충격 이후 그는 문명과 단절된 채, 외로이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다만, 그 무기력함은 외모로 봤을 땐 찾아볼 수 없다. 전직 특수요원 느낌의 근육질 몸매와 묵직한 시선, 숲에서 웨이트를 즐기는 모습까지. 영화 초반부터 관객은 “헬창 액션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그의 재등장 시점을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이 찾아온다. 총에 맞아 쓰러진 정체불명의 여인 ‘마리아’가 그의 앞에 나타나면서부터, 조의 운명은 다시 전쟁 속으로 들어간다. 그녀의 몸속에 있던 총알에서 정체불명의 추적 장치가 발견되고, 그 직후 조의 오두막은 군부의 급습을 받는다. 평화를 갈망했던 조는 결국 총을 다시 들게 되고, 조용했던 숲 속은 순식간에 액션의 장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조가 침착하게 군인 셋을 제압하는 장면은 이 영화가 단순한 생존극이 아님을 확실히 보여주는 시점이다.

2. 반전의 복수극, 치료제였던 여자와 형제의 대결

이 영화의 본격적인 전개는 ‘마리아’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단순한 도망자가 아니라, 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간주되는 인물이다. 스톤은 그녀의 몸에서 나온 항체를 이용해 세상을 통제하려고 하고, 조는 그녀를 단순히 돕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의 희망’을 지키는 사명을 갖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조와 마리아는 본의 아니게 동료가 되며 수많은 군인들의 추격을 받는다.

군인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거의 전대급 부대가 조의 오두막을 둘러싸고 총공세를 벌이지만, 조는 그들을 마치 초등학생 다루듯 무력화시킨다. 이쯤 되면 사실성은 버려야 한다. 총을 맞아도 근육으로 튕겨내는 듯한 조의 생존력과, 마치 ‘다이하드’를 보는 듯한 1대 多 액션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 허술한 전개와는 별개로, 보는 이에게 쾌감을 안겨주는 장면들이 많다. 특히 오두막 방어전 장면은 마치 '존 윅'과 '람보'의 느낌이 믹스된 듯한 화끈함이 있다.

그리고 결정적 반전은 적장의 정체가 밝혀지며 드러난다. 스톤, 바로 그가 조의 친형이었다는 설정이다. "어릴 적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너를 증오했다"는 클리셰적 대사와 함께 둘은 ‘형제의 결투’로 이어지는데, 이 설정 자체는 다소 진부하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펼쳐지는 1:1 액션은 영화 내내 축적된 감정선이 폭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결국, 조는 형을 쓰러뜨리고 마리아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말은 꽤나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마치 후속편을 예고하듯.

3. 어설픔 속의 몰입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게 되는 영화’

영화 <라스트 맨 다운>은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곤 말하기 어렵다. 설정은 전형적이고, 대사들은 종종 유치하다. 연출의 디테일도 다소 거칠고, 캐릭터의 심리 묘사도 깊이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묘하게 끝까지 보게 된다. 바로 액션이 주는 본능적인 쾌감 때문이다.

마리아가 납치당하고, 다시 구출되는 일련의 장면들에서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액션과, 조의 외로운 복수는 무척이나 단순한 구도지만, 의외로 ‘몰입’된다. 이는 조 역을 맡은 주연 배우의 체격과 눈빛, 그리고 다소 과장된 감정 연기가 만들어내는 기묘한 카리스마 덕분이다. 그가 내뱉는 대사는 몇 마디뿐이지만, 그 적막이 오히려 이 인물에게 미스터리와 깊이를 부여한다. 또한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인간적인 복수와 신념을 중심에 놓은 점은 신선하다.

후반부에는 '전쟁'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게, 총알이 난무하고 화염이 휘몰아치며, 피로 얼룩진 전장이 펼쳐진다. 이 영화가 의도했던 메시지가 무엇이든 간에, 그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죽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치 80~90년대 근육질 액션 히어로물의 향수를 떠올리게도 하며, B급 감성 액션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결론적으로, <라스트 맨 다운>은 논리적인 정합성이나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지만, 순수한 액션 본능을 자극하는 ‘근육 액션 영화’로서는 꽤 괜찮은 선택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싶을 때, 묵직한 액션 한 방을 즐기고 싶을 때, 이 영화는 의외로 꽤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긴 말이 필요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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