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어촌 마을의 비밀. 낡고 음산한 해안 마을에서 벌어지는 실종, 기괴한 주민들, 그리고 물속에서 들려오는 괴이한 울음소리. 고딕 호러의 거장 러브크래프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Dagon(딥 블루 C3)*은 인간과 바다 괴물 사이의 뒤틀린 운명을 담아낸 충격의 신체강탈 호러다.
🌊 1. 침몰한 요트와 기묘한 마을,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
폴은 여자친구 바바라, 그리고 하워드 부부와 함께 스페인 연안에서 요트를 타고 휴가를 즐기던 중, 갑작스러운 폭풍에 휘말려 암초에 부딪히고 만다. 부상당한 하워드 부부를 남겨두고 폴과 바바라는 인근 마을로 구조를 요청하러 가지만, 도착한 마을은 어딘가 이상하다.
거리는 텅 비어 있고, 마주친 신부와 주민들은 섬뜩한 미소로 둘을 맞이한다. 신부는 도움을 약속하지만, 바바라는 그를 수상하게 여기고 경찰에 신고하려다 호텔 직원에게 습격당한다. 한편 폴이 돌아왔을 때, 요트는 이미 텅 비어 있고 하워드 부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점점 마을 전체가 폴을 추격하기 시작하고, 그는 간신히 빠져나와 한 노인을 만나 마을의 끔찍한 과거를 듣게 된다. 한때 신을 섬기던 평범한 마을이었지만, 물고기와 자원이 고갈되자 바다의 신 '데이곤'을 숭배하며 금과 풍요를 얻게 된 대가로, 인간이 점차 바다 생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 2. ‘인어 마을’의 실체 – 바다 괴물과 혼혈된 인간들
도망치던 폴은 마을의 수장 깜 바로의 저택에 잠입하게 되고, 그곳에서 꿈에서 보았던 미지의 여성과 마주친다. 그녀는 놀랍게도 폴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며, 그를 유혹한다. 그러나 그녀는 인간이 아닌, 지느러미와 아가미를 가진 바다 생물 ‘딥 원’의 혼혈이었다.
폴은 혼란에 빠지고 그녀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정체가 속속 드러난다. 그들은 모두 바다 괴물로 변해가고 있었으며, 사람의 형상을 유지한 채 사냥을 즐기고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마을 전체가 오랜 세월 동안 인간과 바다 괴물의 혼혈을 만들어 내는 종교적 의식을 치러왔고, 폴 역시 그들의 '신성한 후계자'라는 것이다. 그의 몸에도 점점 아가미와 비늘이 생기고 있었던 것이다.
🔥 3. 지옥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충격적 결말
폴은 의식을 치르려는 광기어린 주민들과 맞서며 바바라를 구출하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정신이 망가진 채로 목숨을 잃고 만다. 절망한 폴은 남은 기름을 들고 마을의 교회를 불태우려 하지만, 깜 바로와 다시 조우한다.
그리고 마침내, 깜 바로는 폴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한다. 폴은 인간과 데이곤의 혼혈체, 이 마을이 기다려온 운명의 존재였던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진실 앞에서 폴은 스스로를 부정하려 하지만, 몸의 변화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깜 바로는 그런 폴을 끌어안고 바다로 뛰어든다. 그리고 그 순간, 폴은 바닷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그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마치 운명을 받아들이듯 괴물들과 함께 심연으로 사라진다. 바다는 그렇게 또 하나의 ‘후계자’를 품고, 고요히 다시 어둠으로 가라앉는다.
🧠 영화 리뷰 요약
- 장르: 신체강탈 호러, 고딕 호러, 크툴루 신화
- 감독: 스튜어트 고든 (지옥의 애니메이터, From Beyond 등)
- 원작: H.P. 러브크래프트의 『인스머스의 그림자』
- 주요 테마: 종교적 광기, 바다에 대한 원초적 공포, 인간-괴물 간 경계 붕괴
이 영화 Dagon은 공포소설의 거장 러브크래프트가 창조한 크툴루 신화 중 하나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단순한 점프 스케어보다 끈적한 음습함과 깊은 절망감을 준다. 특히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이미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활보하는 마을의 분위기는 한동안 잊기 힘든 섬뜩함을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