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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The Rental, 2020)

by 영화보자 2025.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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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커플 여행이 끔찍한 악몽으로 변한다. 외딴 해변가 고급 렌탈 하우스, 곳곳에 숨겨진 카메라, 의심과 배신으로 무너지는 인간관계, 그리고 정체불명의 살인마까지. 데이브 프랑코 감독의 스릴러 더 렌탈은 몰래카메라 범죄와 불신, 그리고 인간 욕망의 파국을 그려낸다.

더 렌탈 포스터

1️⃣ 완벽해 보였던 주말, 균열의 시작

네 명의 남녀가 평범한 주말여행을 떠난다. 사업 파트너인 찰리와 미나, 찰리의 아내 미셸, 그리고 미나의 남자친구 조쉬. 이들은 겉으로 보기엔 화목한 친구, 가족, 연인의 모습이지만, 관계는 조금씩 어긋나고 있다. 조쉬는 과거 폭행 전과가 있었고, 찰리는 그런 조쉬가 미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이들은 외딴 해변가 고급 렌탈 하우스에 도착한다.

하지만 집주인인 테일러는 첫 만남부터 인종차별적 태도를 보이며 불쾌감을 준다. 미나는 자신이 예약 거절당했던 이유도 인종차별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외적인 불편함에 더해, 이들 사이 내면의 균열도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조쉬는 여자친구 미나와 찰리가 자꾸 말을 나누는 모습을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밤이 깊어가며 술이 돌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찰리는 결국 미나에게 키스를 시도한다. 조쉬가 기르는 개가 겁먹은 듯 짖으며 분위기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어긋난다. 미나와 찰리 사이의 금기는 무너지고, 미셸과 조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여행을 즐기려 애쓴다.

그러나 집 어딘가에 설치된 몰래카메라의 존재가 이 모든 불안을 조용히 기록하고 있다. 누군가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평범했던 주말은 이미 비극으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선 것이다.

2️⃣ 은밀한 감시,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

샤워를 하던 미나는 샤워기 위에서 설치된 작은 카메라를 발견하게 된다. 충격에 빠진 미나는 이 사실을 찰리에게 알리고, 찰리는 밤사이에 있었던 자신들의 비밀이 녹화되었을 가능성에 패닉에 빠진다. 둘은 경찰 신고를 망설인다. 몰카 설치 사실을 신고하면 자신들의 외도 사실도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 치부와 범죄 사실 앞에서 그들은 진실 대신 침묵을 선택한다.

그 와중에 조쉬와 미셸에게는 서서히 진실이 드러난다. 조쉬는 찰리가 과거에도 다른 여자들과 양다리를 걸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분노한다. 미셸 또한 남편 찰리의 거짓말에 충격을 받는다. 각자의 불신과 분노가 엉켜가는 가운데, 테일러가 집에 다시 등장한다. 미나는 테일러가 몰카 설치의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몰아세운다.

그러나 테일러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급기야 조쉬가 테일러를 실수로 죽이고 만다. 이들은 사고사로 위장하기 위해 테일러의 시신을 절벽 아래로 던지려 한다.

하지만 진짜 악몽은 이제부터다. 테일러를 죽인 건 조쉬였지만,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을 만든 진짜 범인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순간에도 조용히 집 안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3️⃣ 살인은 끝나지 않는다, 감시자는 또 다른 표적을 찾는다

네 사람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진짜 범인은 그림자 속에서 움직인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 이 렌탈 하우스에 발을 들인 자들을 차례차례 제거하는 것이다. 감시자는 테일러를 죽이고, 미셸까지 잔인하게 살해한다. 몰카로 남긴 영상들을 TV 화면에 띄우며 마지막까지 피해자들을 조롱한다.

미나는 겨우 집을 빠져나와 차를 몰아 도망치지만, 도로 한복판에 놓인 함정으로 인해 결국 차가 멈춘다. 그 순간 그림자 같은 살인마가 다가와 그녀를 공격한다. 혼란 속에서 찰리가 그녀를 구하려 하지만, 연달아 공격당하며 끔찍한 죽음이 이어진다.

끝내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살인마는 자신이 설치한 몰래카메라들을 차례로 수거한 뒤 침착하게 다음 사냥감을 찾기 위해 또 다른 렌탈 하우스를 예약한다. 평범한 집, 평범한 여행객들, 그 속에서 또 다른 비극이 준비되고 있다.

영화 더 렌탈은 단순한 슬래셔물이 아니다. ‘누구든 쉽게 빌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일상의 틈새에 숨어든 불안을 이용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 불신, 그리고 범죄가 얽혀 만들어지는 이 참극은 한편으론 현실 속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에 더욱 섬뜩하다.

마지막에 남는 건 경고다. 우리가 빌리는 그 모든 공간 어딘가,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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