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내딸이 사라졌다

by 영화보자 2025. 5. 10.
반응형

평범한 외출처럼 시작된 하루, 그러나 돌아오지 않은 딸의 실종으로 한 가족의 일상은 무너지고, 감춰졌던 과거의 진실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실종, 가스라이팅, 위장된 신분과 불륜, 그리고 살인까지... 이 이야기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인간 내면의 진실과 용서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 1. 실종의 시작과 복잡한 인물들

사건의 시작은 한 아이의 단순한 외출이었습니다. 주인공 엘리사는 지인의 집에 딸 루시아를 맡기고 외출을 하게 되죠. 처음엔 평범한 아이 돌봄처럼 보였던 상황. 그러나 12시가 넘도록 연락이 닿지 않자, 엘리사는 불안함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이내 루시아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애초에 아이를 맡긴 리베카라는 여성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녀가 남긴 연락처나 정보는 모두 가짜였습니다. 곧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되고, 언론의 관심 속에 사건은 빠르게 확대됩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난항에 부딪힙니다. 리베카는 위조된 신분증을 사용했고, 아이가 실종된 장소 역시 임시 임대 별장이었기에 CCTV와 지문만으로는 인물 특정이 어려웠습니다. 엘리사의 가족, 특히 남편 프레드는 점점 불안정한 태도를 보이며 수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심지어 프레드는 과거 영상통화를 통해 알게 된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그의 명의로 모르게 대출이 이뤄졌다는 정황까지 드러나 엘리사를 더욱 분노케 합니다.

이 와중에 엘리사는 언론인 셀마의 도움을 받아 리베카의 흔적을 쫓기 시작합니다. SNS, 임대 기록, 주변인 탐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리베카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엘리사는 리베카가 자신을 철저히 속여왔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됩니다. 반면 언론은 루시아 실종 사건을 선정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며, 가족의 사생활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리베카라는 인물은 단순한 유괴범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루시아의 생모라고 주장하며, 아이에 대한 강한 소유욕을 드러냅니다. 경찰은 리베카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그녀가 니나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전력을 확인합니다. 니나는 몇 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성이었고, 사고 이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왔습니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단순한 실종이 아닌, 과거의 트라우마와 심리적 왜곡이 얽힌 미스터리로 확장됩니다.

🕯️ 2. 과거의 그림자와 밝혀지는 진실

니나, 혹은 리베카라 불린 여성은 단순한 범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과거 프랑스의 폐쇄적인 종교 공동체에서 생활했으며, 그곳에서 심리적으로 억압된 채 자라났습니다. 그녀가 엘리사의 딸 루시아를 납치한 이유는 단순한 원한도, 금전적인 목적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그녀 스스로가 루시아를 ‘자신의 딸’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의 배경에는 니나가 겪었던 교통사고가 있습니다. 남편과 자식을 잃은 그 사고는 그녀의 정신을 무너뜨렸고, 이후 엘리사와 루시아의 사진을 접한 순간, 그녀는 아이를 잃은 자신의 과거와 루시아를 오버랩시키며 집착하게 됩니다.

사건의 진실을 좇던 엘리사와 셀마는 리베카가 운영하던 호텔의 정체, 그리고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한 특정 장소들을 추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니나가 루시아의 유년 시절 사진에 있는 점과 동일한 신체 특징을 가진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는 사실도 확인됩니다. DNA 감식 결과는 리베카가 말한 주장과는 정반대의 진실을 드러냅니다. 루시아는 분명 엘리사의 친딸이었으며, 리베카는 기억을 조작하고 왜곡된 현실 속에서 자신을 속이며 살았던 것입니다.

그녀는 이 모든 상황을 ‘운명’이라 여기고 있었고, 자신의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며 루시아와 가족처럼 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고, 루시아는 점점 리베카의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루시아는 자신이 진짜 엄마가 누구인지 의심하기 시작하고, 스스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과거 사진과 가족 관계를 조사합니다. 그 결과 리베카의 말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충격에 빠집니다.

이때 경찰은 리베카가 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은 이후, 루시아의 사진을 우연히 보고 심리적 착란 상태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는 진단을 내립니다. 엘리사는 이 사실을 듣고도 쉽게 분노할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자신 역시 가정 내 불화와 외로움 속에서 딸을 충분히 챙기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범죄의 이면에 있는 ‘상처 입은 인간’의 본성과, 진실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복잡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묻습니다.

🧨 3. 충격적인 반전과 용서의 끝

진실은 드러났지만, 감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엘리사는 리베카를 향한 분노보다도 루시아가 어떤 상처를 입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가슴이 무너집니다. 리베카는 자신의 과거, 사고의 트라우마, 상실의 고통을 진심 어린 연민으로 포장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결국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든 가해행위였습니다. 그녀는 루시아에게 “엄마”라 불리기를 원했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닌 자기만족이었고, 아이에게 깊은 혼란과 상처만을 남겼습니다.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루시아는 니나와 리베카가 동일인물임을 완전히 인지하게 되고, 그녀가 버렸던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가짜 사진들을 통해 모든 퍼즐을 맞추게 됩니다. 이 사진들은 니나가 교통사고로 잃은 자녀들을 떠올리며 루시아의 사진에 합성한 것으로, 그녀가 얼마나 깊은 심리적 착란 속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됩니다. 결국 경찰은 리베카를 체포하고, 그녀는 심신미약 상태를 이유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습니다.

엘리사는 사건이 마무리된 후에도 쉽사리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언론은 여전히 이 사건을 파고들며 새로운 사실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었고, 셀마는 특종을 얻었지만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들은 마지막에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사와 기록을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루시아는 엘리사의 품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녀가 겪은 심리적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복수나 단죄보다 ‘용서’라는 주제를 더 깊이 있게 다룹니다. 엘리사는 끝내 리베카를 저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루시아 또한 극적인 마지막 장면에서, “그래도 당신이 날 지켜줬던 건 사실이야”라는 말을 남기며 리베카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비록 거짓 위에 세워진 관계였지만, 그 안에도 인간적인 감정이 있었던 것이죠.

이 작품은 단순한 유괴 미스터리를 넘어, 상실과 치유, 그리고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직면하게 하는 수작입니다. 감정을 조작당한 아이, 가족을 믿지 못하게 된 엄마, 진실을 파헤치다 상처 입은 기자까지. 모두가 피해자였고, 모두가 용서를 구해야 할 존재들이었습니다. 실종이라는 사건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관계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만드는 이 작품은, 한 번 보면 결코 쉽게 잊을 수 없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