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오퍼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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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족 상봉의 순간이 지옥문을 열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의도치 않게 고대 악마 '아비주'를 소환하게 된 한 남자의 선택과 파멸을 그린 이 공포 영화는,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덫을 소름 돋도록 그려낸다. 결말은 잊을 수 없을 만큼 처절하고 충격적이다.

더 오퍼링 포스터

1. 부자의 화해가 부른 파멸의 시작 – “죽은 자를 건드리지 마라”

주인공 아서와 그의 아내 클레어는 인공수정을 통해 어렵게 아이를 갖게 된 젊은 부부다. 두 사람은 오래도록 불화가 있었던 아서의 아버지, 사울을 찾아가 화해를 시도한다.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반가운 재회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어둡고 오래된 금기의 의식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다.

사울은 과거 종교적 신념 차이로 아서의 결혼을 반대했던 인물이며, 오랜 세월 묻어둔 죄책감을 안고 살아왔다. 그는 동시에, 생사를 넘나드는 오컬트 연구에 몰두해온 인물이다. 의문의 시신, 고대 언어, 그리고 봉인의 칼—모든 것은 그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으려 했던 위험한 실험의 흔적이었다.

이윽고 아서는 아버지를 도우며 우연히 봉인을 풀게 되고, 그의 작은 실수는 수천 년 동안 억눌려 있던 악마 '아비주'를 자극한다. 클레어는 악몽에 시달리고, 사울의 조수 헤이미쉬조차도 그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지만, 이미 불은 붙었다. 사울은 심장마비로 죽고, 남겨진 아서와 클레어는 그 의문의 의식과 죽음의 그림자를 뒤쫓기 시작한다.

이 시점부터 영화는 ‘공포의 미스터리’에서 본격적인 ‘악마 소환 스릴러’로 장르를 전환하며 긴장감을 더한다. 작은 오해와 숨겨진 진실들이 꼬리를 물고, 평범했던 인간들이 하나둘씩 비극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이 모든 시작은 결국, 아버지와 아들의 오랜 단절을 풀려는 선의가 만들어낸 비극이었다.

2. 금기를 넘은 자, 죽은 자를 살리려 한 대가

아버지 사울의 죽음 이후, 아서는 그의 유품 속에서 의문의 열쇠와 문양, 그리고 금단의 의식에 사용된 펜던트를 발견한다. 무언가에 홀린 듯 요실러의 집을 찾게 된 그는, 그곳에서 고대 악마를 소환하려 했던 죽은 자 요실러의 행적과 마주하게 된다. 녹음 테이프와 비디오 속에서 그는, 요실러가 죽은 아내를 되살리기 위해 금기를 어긴 과정을 듣게 되고, 그 비극적 결말 역시 그대로 재현된다.

같은 시각, 클레어 또한 요실러의 아내라 주장하는 의문의 인물과 접촉하게 되며 점점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공포에 빠져든다. 그녀는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악마의 환영은 점점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불타는 펜던트 속에서 ‘아비주’가 부활하게 된다.

여기서 영화는 인간의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집요하게 묘사한다. 죽은 자를 살리고 싶은 애절한 바람은 단지 감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집착은 더 큰 파멸을 불러오고, 한 가정은 점점 무너져간다.

아서가 아버지의 조수였던 헤이미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사태는 정점으로 치닫는다. 봉인을 다시 완성하려는 시도는 계속 실패하고, 아비주는 점점 인간의 틈을 파고든다. 현실과 악몽, 인간과 악마의 경계가 사라지며, 모든 것은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향하게 된다.

3. 인간의 욕망과 파멸 – “그는 결국 악마가 되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서는 아비주를 봉인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려 하지만, 이 모든 행동조차 악마의 계획 안에 있었던 것이다. 아비주는 헤이미쉬로 모습을 바꾸어 아서를 기만하고, 결국 그의 육체에 깃들게 된다. 진짜 헤이미쉬는 살해당하고, 아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악마가 되어버린다.

마지막으로 집 안에서 눈을 뜨는 클레어. 그녀의 눈앞에 선 것은 남편이 아닌, 악마 아비주가 된 아서였다. 클레어는 싸울 틈도 없이 살해당하고,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섬뜩하게 끝난다. 이 결말은 어떤 ‘영웅적 구원’도 없이, 인간의 욕망이 낳은 처절한 대가만을 남긴다.

영화는 단순히 공포와 악마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 내면의 결핍과 욕망, 그리고 도덕과 신념의 경계를 탐구한다. “죽은 자를 부르면 안 되는 이유”는 단지 초자연적 재앙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이런 밀도 있는 심리 묘사와 종교적 상징, 그리고 오컬트적 세계관을 압축시킨 이 영화는 단순 공포물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악마를 소환한 것은 마법이 아니라, 자기연민과 이기심이었다.” 이 말 한마디로 영화의 본질이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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