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랙티드》는 단순한 공포영화를 넘어, 신체와 정신의 붕괴를 잔혹하게 묘사한 좀비 바이러스 영화다. 술에 취한 채 낯선 남성과 하룻밤을 보낸 주인공 ‘사만다’는 알 수 없는 증상에 시달리며 점점 인간성을 잃어간다. 그녀의 몸은 썩고, 정신은 무너지고, 결국 피로 물든 참극이 도시로 퍼지기 시작한다. 이 리뷰에서는 1편과 2편의 내용을 결말까지 포함하여 정리하고, 영화가 담고 있는 공포의 본질과 신체적 불쾌감이 주는 충격을 해석해본다.
🧬 1. 피로 번진 공포, 사만다의 감염 – 《컨트랙티드》 1편 줄거리 및 해석
영화의 시작은 파티와 함께 밝게 열리지만, 곧 어둠 속에 잠긴다. 주인공 사만다는 친구 앨리스의 파티에 참석해 술을 마시고, 낯선 남성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문제는, 그 하룻밤 이후부터 시작된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이불에 묻은 피와 몸의 이상 증세를 느끼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곧 이어 겪게 되는 증상은 충격적이다. 이명, 하혈, 피부 발진, 치아 탈락, 감각 이상. 그녀의 몸은 빠르게 썩어가고 있었다.
병원에 간 사만다는 단순 감기로 진단받지만, 그녀의 증상은 감기의 수준을 훨씬 넘는다. 더 이상 자신의 상태를 감출 수 없게 된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괴이한 모습을 보이며 공포를 전염시킨다. 손톱이 음식 속에 빠지고, 빠진 머리카락과 피가 몸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장면은 관객에게 강한 육체적 혐오감을 안긴다.
사만다는 감염 사실을 감추려 하지만, 결국 연인 니키와 친구 앨리스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만다.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그녀는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망가져 가며, 마지막엔 죽은 줄 알았던 그녀가 좀비로 다시 깨어나 엄마의 목을 물어뜯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컨트랙티드》 1편은 성병처럼 전염되는 미지의 바이러스와, 여성의 신체적 변화에 대한 공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는 단순한 좀비영화라기보다, 현대 사회의 감염 공포와 몸에 대한 불안, 그리고 무력함을 극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2. 전염의 확산, 파멸의 연쇄 – 《컨트랙티드: 페이즈 2》 리뷰
2편은 사만다의 비극 이후, 그 다음 날 아침부터 시작된다. 이제 이야기는 새로운 주인공 ‘라일리’에게 넘어간다. 그는 사만다의 지인이자 그녀가 남긴 바이러스를 이어받은 인물이다. 사만다의 죽음 이후 충격에 빠진 라일리는 자신에게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함을 느끼며 병원을 찾아간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그 역시 감염되었고, 그의 몸 또한 빠르게 부패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코피, 이명, 구토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지만 점점 시야는 흐려지고, 눈의 충혈, 피부의 괴사, 환각까지 겹친다. 특히 사만다와 마찬가지로 손톱, 머리카락, 치아가 빠지고 신체 내부에 기생충처럼 벌레가 기어다니는 묘사는 보는 이에게 극도의 불쾌감을 준다. 그는 할머니와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감염은 너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2편의 백미는 범인의 정체와 그 목적이 드러나는 후반부에 있다. 이 사태를 시작한 남성은 1년 전부터 이 바이러스를 퍼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며, 그는 마치 실험이라도 하듯 사람들에게 병을 감염시킨다. 국토안보부에 익명의 테이프를 보내고, 경찰의 동선까지 추적해가며 전염을 조장한다. 이 인물은 단순한 살인마가 아니라, 새로운 질병의 시작점이자 인류 파멸의 매개체라 할 수 있다.
결국 라일리도 점점 제어할 수 없는 괴물이 되어가며, 그가 전염시킨 인물 하퍼는 감염 속도가 더 빨라 죽음을 맞이한다. 경찰과 수사관이 뒤쫓지만, 이미 바이러스는 도시 곳곳으로 퍼지고 있는 상태. 영화의 결말부에서는 라일리가 죽은 줄 알았던 순간, 좀비로 다시 일어나 범인의 목을 물어뜯는다. 그 순간만큼은 인간성이 남아 있었지만, 그는 곧 완전히 죽음에 이른다.
☣️ 3. 인간의 껍데기 속 공포 – 컨트랙티드가 던지는 메시지
《컨트랙티드》 시리즈는 단순히 ‘좀비로 변하는 여성’ 혹은 ‘감염되는 남성’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영화는 몸에 대한 공포, 성적인 접촉의 위험, 그리고 현대 사회의 무관심을 공포영화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감염의 시작은 파티에서의 ‘우발적이고 무방비한 섹스’이며, 이후의 전개는 사회적 낙인, 신체적 공포, 그리고 고립을 압도적으로 드러낸다.
사만다는 감염된 이후 병원을 찾아도, 친구에게 털어놔도 아무도 진심으로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 결국 모든 사람은 그녀를 외면하거나 죽이려 한다. 라일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감염자가 되어도 누군가와 진정한 공감이나 연대를 나누지 못한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 몸을 도려내고, 자신을 불태우듯 고통을 견디며 싸운다.
이 영화의 공포는 좀비가 나타나서 무는 것이 아니다.
공포는 몸의 붕괴에서 시작된다.
누구보다 정상적으로 보이던 내 몸이, 점차 내가 아닌 것으로 변해가고, 그 누구도 내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절망.
《컨트랙티드》는 그런 신체적 비극과 심리적 외로움을 극단적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그리고 마지막, 좀비가 된 사만다와 라일리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나는 당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