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오브 더 위치》(Season of the W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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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중세 유럽,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대. 전설의 십자군 기사 베이먼과 그의 전우 펠슨은 마녀로 의심받는 소녀를 호송하라는 사명을 받고 떠난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한 임무가 아닌, 악마의 정체를 마주한 끔찍한 운명에 휘말리게 된다. 신념과 전쟁, 인간성과 종교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압도적인 스릴과 액션. 영화 《시즌 오브 더 위치》(Season of the Witch)는 고대 종교와 오컬트, 액션이 혼합된 중세 판타지 스릴러다. 지금 그 충격적인 결말까지 따라가 보자.

스틸 컷

1. 전설의 십자군, 검을 내려놓다

십자군 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한복판. 전설적인 기사 베이먼과 펠슨은 수십 차례의 전투를 통해 수많은 승리를 일궈냈다. 그러나 그 승리의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전쟁은 어느새 신의 뜻이 아닌, 무고한 이들의 학살로 변질되어 있었다. 성이 함락되자 여자와 아이까지 죽이는 병사들을 보며 베이먼은 깊은 환멸에 빠진다. 이 모든 것이 신을 위한 싸움이 맞는가? 회의와 허무가 그를 집어삼키고, 결국 그는 펠슨과 함께 십자군을 떠난다.

그러나 자유는 오래가지 않는다. 흑사병이 창궐한 유럽은 공포와 혼란에 잠식되어 있었고, 어느 마을에 이르자마자 그들은 역병의 원흉이라는 오명을 쓰고 붙잡히게 된다. 그들 앞에 나타난 이는 죽어가는 추기경. 그는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마녀로 지목된 소녀를 수도원으로 호송해라. 그러면 너희의 죄를 사하겠다." 그는 소녀가 흑사병의 원인이라 믿으며, 수도원의 사제들이 가진 솔로몬서로 악의 기운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엔 이를 거부하던 베이먼. 그러나 철창에 갇힌 소녀의 눈빛, 그녀의 등에 남은 고문의 흔적은 그에게 자비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그는 조건을 단다.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하라." 그렇게, 전설의 십자군 기사는 다시 칼을 들어 올린다. 이번 싸움은 사람의 피를 흘리는 전쟁이 아닌, 악과 싸우는 여정이었다.


2. 마녀인가, 희생양인가

소녀를 데리고 수도원으로 향하는 일행은 베이먼과 펠슨, 길 안내자 해마, 사제 데벨, 기사 에크하트, 그리고 젊은 꿈을 품은 소년 카이까지 여섯 명이다. 이들의 여정은 한 발자국마다 의심과 공포로 가득하다. 그녀는 정말 마녀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희생양일 뿐인가?

해마는 그녀가 마녀라는 확신에 불타며 기회만 되면 없애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환청, 어디선가 나타나는 늑대 무리, 동료의 죽음. 하나둘씩 일행은 쓰러지고, 불신은 깊어만 간다.

특히 에크하트는 죽은 딸을 떠올리며 소녀에게 동정심을 품지만, 환청에 홀려 그녀에게 다가가다 소년 카이의 칼에 찔려 죽는다. 이 모든 일이 우연이라 보기엔 너무도 치밀하다. 점점, 소녀의 존재는 단순한 마녀를 넘어서 무언가 더 깊고 무서운 비밀을 암시한다.

드디어 수도원에 도착하지만, 이곳은 이미 흑사병으로 모두 죽어버린 황폐한 폐허였다. 그리고, 진실이 드러난다. 그녀는 마녀가 아닌, 지옥에서 온 악마였다. 그녀는 '솔로몬서'라는 고서를 파괴하기 위해 일부러 잡혀온 것이다. 마녀라 의심된 자는 언제나 솔로몬서가 있는 곳으로 이송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 악마와의 최후 결전

수도원 안은 이미 지옥의 문이 열려 있었다. 악마는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죽은 시체들을 일으켜 세운다. 소녀의 몸을 숙주 삼은 이 악마는 오직 솔로몬서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 앞에서 끔찍한 전투가 벌어진다.

사제 데벨이 먼저 의식을 준비하지만, 끝내 악마에게 목숨을 잃는다. 펠슨도 처절한 싸움 끝에 쓰러지고, 마지막 희망은 소년 카이에게 넘어간다. 베이먼은 온몸으로 악마를 막아내며 그에게 시간을 벌어준다. 마침내 의식이 완성되고, 악마는 절규와 함께 소멸한다.

그러나 그 대가는 컸다. 베이먼도 결국 목숨을 잃는다. 그 마지막 순간, 그는 소녀의 순수함을 믿었고, 카이에게 그녀를 지켜달라 당부한다. 흑사병은 사라지고, 악마도 소멸했으며, 평화가 다시 찾아온다.

그리고 우리는 묻게 된다. 진정한 악은 마녀가 아니라,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고문과 죽음을 정당화했던 인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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