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독일 영화 '사냥(Prey)'은 친구들과 떠난 총각파티가 지옥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입니다. 고요한 숲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 속, 뜻밖의 총성과 피할 수 없는 위협은 관객을 극도의 긴장 속으로 끌어당깁니다. 단순한 생존 그 이상, 이 영화는 인간의 감정과 복수, 그리고 선택의 무게를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
🎯1. 평화로운 총각파티, 지옥의 문을 열다
결혼을 앞둔 남자 로만은 형 알베르트와 친구들 세 명과 함께 숲 속에서 총각파티를 즐기기 위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휴식과 웃음이 가득한 그들의 하루는, 말 그대로 평온하고 건전한 분위기였습니다. 맑은 공기, 맑은 물, 서로의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죠. 하지만 그러한 평온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깨져버립니다.
어디선가 들려온 총성. 처음엔 농담처럼 흘려 넘겼지만, 곧바로 친구 중 한 명이 총에 맞으며 상황은 심각해집니다. 누군가 그들을 노리고 있었고, 그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죠.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차량의 타이어가 갑자기 터지고, 병원으로 향하는 길마저 막혀버립니다. 이때부터 그들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표적이 되며 숲 속을 헤매게 됩니다.
한 친구는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움직이기 어려워하고, 다른 친구들은 이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혼란에 빠집니다. 총을 쏜 이는 보이지 않고, 하나둘 죽어가는 친구들 속에서 로만은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했습니다. 그저 즐거운 기억 하나 만들려 했던 총각파티는 어느새 죽음의 도가니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2. 복수의 그림자, 사냥꾼의 정체
도망치던 중, 이들은 우연히 한 여인을 마주칩니다. 그녀는 멀리서 총을 들고 누군가를 쏘고 있었고, 그녀의 사격 실력은 매우 정밀하고 치명적이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자신들을 돕는 줄 알았지만, 이 여인이 바로 그들을 노리는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여인의 정체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얼마 전 술에 취한 남성들로 인해 딸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의 피해자였던 그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슬픔,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극도의 혐오가 그녀를 완전히 다른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딸을 잃은 이후, 그녀는 그 슬픔을 복수로 바꾸었고, 무차별적으로 남성들을 자신의 표적으로 삼게 됩니다. 그녀에게 로만과 친구들은 또 다른 복수의 대상이었던 셈이었죠.
한때 평범했던 여성은 이제 산속을 헤매는 광기 어린 사냥꾼이 되어 있었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한 응징이 아니라 고통과 공포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생존이 유일한 목표가 된 로만 일행은 도망치며 살 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갈 곳 없는 숲, 구조되지 않는 상황, 계속 좁혀오는 그녀의 그림자 속에서 그들은 점점 무너져가고 있었습니다.
💔3. 생존, 그리고 드러나는 진실의 상처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도주는 계속됐지만, 그 과정에서 일행의 관계 또한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형 알베르트와 로만 사이의 깊은 균열이 드러나는데, 바로 형과 로만의 약혼녀 사이에 있었던 부적절한 관계가 밝혀진 것이었습니다. 생존의 공포보다 더 큰 감정의 배신은 로만을 무너뜨렸고, 형에게 분노의 귓방망이를 날리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감정적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숲 속 폐가에서 벌어진 마지막 대치. 로만은 인형 하나를 통해 그녀의 감정을 건드리고, 틈을 타 총을 빼앗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속에서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린 상태였습니다. 결국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로만은 가까스로 살아남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감정적으로는 모두가 무너져 내린 영화의 결말은 오히려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생존 스릴러 그 이상입니다. 인간의 내면, 특히 상실감과 복수심이 어디까지 사람을 몰아넣을 수 있는지 보여주며, 관객에게 "정당한 복수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마지막 순간의 선택, 인간관계의 균열, 생존 이후의 감정들까지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마냥 자극적인 영화로 치부되기엔 아까운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