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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메뉴》— 미친 상차림 위, 인간의 탐욕을 불태우는 셰프의 복수극

by 영화보자 2025.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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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메뉴》는 외딴 섬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하룻밤을 그린 블랙 코미디 스릴러다. 미쉐린 스타 셰프가 차리는 디너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손님들의 위선과 죄를 심판하는 무대가 된다. 호화로운 음식 뒤에 숨겨진 충격적인 결말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전미 흥행 1위, 로튼토마토 신선도 89%의 독창적인 수작이다.

더 메뉴 포스터

1. 파인다이닝, 그 안의 탐욕과 위선 – '초대받은 자들'의 치명적인 저녁

영화는 유명 셰프 ‘슬로윅’이 운영하는 외딴 섬의 최고급 레스토랑 **‘호손(Hawthorne)’**에서 시작된다. 하루 180만 원이 넘는 디너 코스에 참여할 수 있는 단 12명의 고객들— 그들은 배우, 사업가, 미식 평론가, 금융인 등 이른바 사회 상류층이다. 이 중 한 커플, 주인공 타일러와 마고는 다른 여성의 이름으로 예약된 자리로 참석하며 초반부터 미묘한 불편함을 자아낸다.

도착부터 요리사들의 군대 같은 분위기, 레스토랑 내 직원들의 이상하리만치 일사불란한 움직임, 그리고 모든 것을 통제하는 슬로윅 셰프는 이미 이곳이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님을 암시한다. 첫 코스부터 기괴한 설명과 예술적인 요리가 이어지고, ‘반찬만 주는 접시’에도 타일러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마고는 그에게 점점 의심을 품고, 다른 손님들도 불편함을 감지해간다.

그런데 세 번째 코스에서 음식과 함께 손님들의 개인적인 죄가 적나라하게 담긴 사진이 등장한다. 손님들은 자신이 이 자리에 왜 왔는지, 왜 ‘선택’됐는지를 하나둘씩 깨닫기 시작한다. 이어지는 네 번째 코스에선 요리사가 손님들 앞에서 자살하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벌인다. 슬로윅 셰프는 선언한다. “오늘 모든 손님은 죽는다.”

2. 고백과 처벌, 그리고 도망칠 수 없는 운명

모두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셰프는 손님들에게 자신이 이들을 왜 이 섬으로 불렀는지를 하나씩 설명한다. 음식 평론가는 사소한 비판으로 수많은 식당을 폐업시켰고, 배우는 끔찍한 영화를 찍어 관객을 기만했으며, 금융가들은 노동자들을 착취했다. 이들의 죄는 돈, 권력, 허영심으로 쌓은 탐욕의 탑이었다.

한편 타일러는 셰프의 열렬한 추종자였고,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었음에도 마고를 데려왔다. 마고는 자신이 원래 초대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며, 셰프는 그녀에게 **“너는 손님인가, 직원인가”**라고 묻는다. 마고는 점점 셰프의 고통과 감정에 공감하게 되며, 셰프 역시 그녀에게만은 미묘한 동정심을 드러낸다.

식당을 탈출하라는 제안이 있었지만, 모두 실패한다. 셰프는 타일러에게 주방에서 요리를 직접 해보라고 시키고, 결국 그는 요리 실패 후 자살한다. 이제 남은 건 오직 마고 뿐. 그녀는 셰프의 방에서 그의 과거—행복했던 가족과 단순한 치즈버거를 만들며 웃던 시절—을 목격하고, 이 요리로 그의 마음을 움직이려 한다.

3. 치즈버거와 마시멜로 슈트 – 블랙 코미디로 완성된 잔혹한 만찬

마고는 셰프에게 치즈버거를 주문한다. 값비싼 코스 요리가 아닌, 가장 기본적이고 정직한 음식. 슬로윅은 잠시 동안 사람다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치즈버거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단 한 마디, “포장해 드릴까요?” 마고는 이 한 끼의 ‘진짜 음식’을 통해 살아남는다.

이후 손님들은 마지막 코스를 맞이한다. 셰프는 손님들에게 마시멜로 슈트와 초콜릿 모자를 씌우고, 마치 요리 재료처럼 불태운다. 장면은 우아하면서도 섬뜩하며, 탐욕의 상징이었던 손님들은 ‘디저트’가 되어 죽음을 맞는다. 슬로윅 역시 그 불 속에서 사라진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고는 작은 보트를 타고 섬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셰프의 치즈버거를 한입 베어 문다.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욕망이 아닌 본질’을 선택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상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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